기성용은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에서 전반 45분을 뛰고 교체됐다. 45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남태희(알두하일)가 얻어낸 페널티킥이 기성용의 롱패스에서 나왔다. 앞서 골키퍼 선방에 막혔던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의 슈팅을 만들어낸 것도 기성용의 패스였다.
코스타리카 감독도 인상적인 선수로 기성용을 꼽았다.
역할이 조금 달라졌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수비에 좀 더 초점을 맞췄던 홀딩 미드필더였다면 코스타리카전에서는 경기 조율에 더 신경을 썼다. 전방으로 향하는 롱패스는 여전히 정확했고, 좌우를 가르는 횡패스도 일품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선수들을 기용할 때 두 가지를 고려한다. 우리의 플레이 스타일과 각 경기별로 나설 전략을 고려해서 기용한다"면서 "기성용을 놓고 말하자면 기술력이 우수하다. 특히 볼을 전환하는 능력이 좋고, 정확하기에 이 부분을 중요하다고 봤다. 그렇게 플레이를 주문했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항상 하던 플레이다. 공격적으로 뒷공간을 침투하는 선수들에게 패스를 넣어주는 것이 내 임무"라면서 "한 번에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이 내 장점이다. 앞으로도 그런 플레이를 하고 싶다"고 웃었다.
45분만 뛴 것도 기성용에 대한 배려 차원이다.
벤투 감독은 "전략적 판단에 의한 것"이람녀서 "선수 기용과 출전 시간에 있어서 여러 가지를 고려한다.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 소속팀에서 얼마나 뛰었나, 또 이동거리나 시차 등도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사실 기성용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끝낸 뒤 국가대표 은퇴를 고려했다. 뉴캐슬을 선택한 것도 국가대표 은퇴가 바탕이 됐다. 벤투 감독의 부름으로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지금도 생각은 변함이 없다.
일단 벤투 감독은 "내가 아는 한 기성용은 계속 대표팀을 위해서 뛸 것"이라면서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한 상황.
기성용도 내년 1월 아시안컵을 마지노선으로 정했다.
기성용은 "월드컵이 끝나기 전부터 은퇴를 진지하게 고려했다. 지금도 그 생각은 가지고 있다"면서 "해외에서 뛰고 있어 한국을 왔다 갔다 하는 것에 부담이 크다. 이런 몸 상태로 대표팀에 100% 헌신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됐다. 감독님이 같이 가자고 했기에 나도 팀이 필요로 한다면 아시안컵까지는 같이 가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