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친박계 의원들 사이에서 그의 이름이 당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정치활동 재개를 위한 몸풀기를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황 전 총리는 당권도전 의사를 묻는 질문에 "지금은 청년에 집중하고 있고, 우리 사회 어려운 분들을 챙기고 찾아가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박근혜정부 마지막 국무총리로서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낸 황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 기념회를 주도했다. 이 자리엔 한국당 김진태‧정종섭‧윤상직‧이채익 의원 등 친박계 의원 다수가 참석했다. 윤상현 의원과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도 화환 등을 보내 축하했다.
황 전 총리는 "이 책은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쓴 게 아니라, 청년들이 제게 듣고 싶은 이야기를 쓴 것"이라며 "많은 청년들의 질문에 대한 제 답"이라고 수필집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많은 대화를 통해 청년의 미래에 기성세대들도 함께하는 세상, 어떤 세대도 아픔이 없는 행복한 나라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국정을 수행하면서 여러 노력과 일을 했고, 열매를 맺은 것도 있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며 "노동‧교육개혁은 아직도 이루지 못해 아직 아쉽다"고도 했다.
황 전 총리는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보수층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이 나왔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최근 그런 말씀을 많이 하시니까 많은 의견을 듣고 있다"고 했다. 앞서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지난달 27~31일 전국 성인 25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달 3일 공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황 전 총리는 보수층(487명, ±4.4%p) 지지도 1위(25.9%)를 차지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확인)
한국당 입당과 당권‧대권도전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그는 "청년들을 챙기고 있고, 사회의 어려운 사람을 챙기는 일을 해야 할 것 같다"는 답을 반복하며 "다른 기회가 되면 (문답) 하자"고 했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 등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엔 "안타까운 부분이 많다"면서도 "그런 부분은 나중에 충분한 얘기를 해야 한다. 지금 지나가면서 할 얘기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대체적으로 정치활동 가능성을 열어둔 대답들이다.
한국당 친박계 의원들도 그의 공개행보에 발맞춰 '황교안 당권주자론'을 띄우는 기류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의 존재감에 물음표를 던지면서 올해 조기에 전당대회를 열어 유력 주자를 새 얼굴로 내세워야 한다는 얘기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다.
한 친박계 의원은 "황 전 총리는 여의도에선 뉴페이스(새 얼굴)라는 장점이 있다"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연민 분위기도 있기 때문에 (주자로서)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황 전 총리가 박근혜 정부 국정운영의 2인자였던데다가, 탄핵사태의 공동책임자라는 비판적 인식도 강해 확장성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회의적 관측도 나온다. 그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일제 강제징용 소송 관련 입장을 묻는 질문에 "오늘은 청년에 집중하고 싶다. 그 부분은 충분하게 얘기할 기회를 갖겠다"고 답했다. '계엄 문건' 작성을 지시하거나 보고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엔 "없다"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