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평양에서 영화를 배우다'는 선전영화를 만들기 위해 평양으로 간 호주 영화감독 안나가 북한을 대표하는 영화인들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혁명적 코믹 어드벤처 영화다.
안나는 북한영화에 관한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이후 허가를 받기 위해 모든 수단을 다해 노력했다. 우여곡절 끝에 평양으로 향하게 된 안나와 일행들은 북한이 요구한 사전 세관 신고서를 작성한다. 조지 오웰의 '1984'부터 WHO 매거진 등 위험한 외국 서적, 북한의 적이 위성으로 추적할 수 있는 GPS 장착 기기, 어떠한 무기나 약을 지참하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안나는 선물용으로 준비한 세 보루의 면세 담배와 낯선 평양 음식에 대비한 설사약 등을 챙겨 북한으로 향했다.
안나는 북한에 가기 4개월 전, 함께 촬영을 진행할 베이징의 녹음기사 '샘'을 소개 받았고, 평양으로 향하기 전날 베이징에서 처음 그를 만나 북한에서의 주의사항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줬다. 이후, 비자를 받으러 북한대사관으로 향했지만, 샘은 갑자기 이상한 말을 늘어놓는가 하면 몸을 가누지 못하고 팔을 흔들며 소리를 지르는 등 무장한 북한 경비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소동을 피웠다.
안나와 일행들은 샘을 진정시키기 위해 밖으로 데리고 나왔고, 샘은 북한에서 촬영할 소니 F3 카메라와 렌즈가 들어있는 밴과 함께 사라졌다. 이대로 북한 촬영이 무산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을 무렵, 다행히 장비와 밴은 돌아왔지만 샘은 없었다. 안나는 그가 북한에 가서 뭔가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 부담으로 다가왔을 거라 생각했고, 외국인의 조그만 실수에도 짐을 싸서 중국으로 되돌려 보내는 북한이기에 안나는 그를 포기하고 평양행 비행기에 오르기로 결정했다.
안나는 평양에 도착한 후, 북한의 문화와 주체사상을 체험하기 위해 선전교육 투어를 받게 된다. 가장 먼저 김일성 광장으로 향했고, 가이드는 김정일의 사망 당시 북한 주민들 모두가 극도의 슬픔을 느끼며 비탄에 빠졌었다고 얘기해주는 등 가는 곳마다 김정일의 위대함과 천재성을 강조했다. 안나가 북한 주민들이 여가생활을 즐기는 놀이공원과 영화관 등을 방문했을 때도 김정일의 업적에 대한 설명은 빠지지 않았다. 안나는 주입식 교육을 들은 후 혼란에 빠졌다고 전했다. 자본주의적 욕망에 물들지 않은 문화라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고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허가를 받는 과정부터 북한 입국, 평양에 도착한 이후에도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안나와 제작진들. 하지만, 그들을 너그럽게 이해해주고 환대로 맞이해준 북한 최고 영화인들 덕분에 안나는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리얼 북한 영화판 체험을 그린 코믹 어드벤처 '안나, 평양에서 영화를 배우다'는 9월 13일 관객들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