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미화원 60% "폭언·비하발언 등 괴롭힘 경험"

인격적·물리적 괴롭힘 많아…"직장 내 괴롭힘 심각"

고령자가 많은 경비원과 미화원이 10명 중 6명꼴로 폭언, 비하 발언, 성희롱 등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6일 한국노동연구원 '노동리뷰 2018년 9월호'에 실린 '청소·경비·시설관리 노동자의 직장 내 괴롭힘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인 서울 지역 기관 23곳의 청소·경비·시설관리 노동자 331명 가운데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설문에 응답한 사람은 328명이었고, 이 중 193명(58.8%)이 '적어도 한 번 이상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고령 친화적인 대표 직종인 청소·경비·시설관리 노동자들의 직장 내 괴롭힘이 심각함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괴롭힘 유형별로는 관리자가 사소한 실수를 이유로 해고 협박을 하거나 합당한 이유 없이 업무 배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업무상 괴롭힘'(20.9%)이 가장 많았다.

이어 학력, 성별, 나이 등에 대한 비하 발언, 노동자간 이간질, 사적인 업무 지시를 포함한 '인격적 괴롭힘'(20.1%)과 노동조합 탈퇴 회유와 노조 활동에 대한 불이익 등 '노조 활동을 이유로 한 괴롭힘'(16.3%)이 뒤를 이었다.

폭행, 폭력 위협, 소리치기 등 '물리적·신체적 괴롭힘'(13.7%), 성적 모욕과 성차별 발언 등 '성적 괴롭힘'(10.1%)도 적지 않았다.


노동자 연령대별로는 40대의 직장 내 괴롭힘 경험이 85.7%에 달해 가장 많았다. 50대(62.7%)와 60대 이상(55.3%)도 절반 이상이 괴롭힘을 당했다.

성별로 보면 괴롭힘을 적어도 한 번 이상 경험한 사람은 남성(69.0%)이 여성(55.8%)보다 약간 많았다. 물리적·신체적 괴롭힘 경험은 여성(14.3%)이 남성(10.9%)보다 많았고 인격적 괴롭힘은 남성(27.2%)이 여성(18.2%)보다 많았다.

조사 대상 노동자 중에서도 정규직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사람이 41.9%였지만, 비정규직은 61.4%나 됐다. 고용이 불안정할수록 직장 내 괴롭힘이 심하다는 얘기다.

직종별로는 경비원의 괴롭힘 경험 비율(79.3%)이 미화원(53.6%)보다 높았다. 특히, 경비원은 인격적 괴롭힘을 당한 비율이 36.8%로, 미화원(16.9%)의 2배 이상이었다.

보고서는 "청소 노동자의 경우 팀 단위로 업무를 해 괴롭힘을 덜 경험할 수 있지만, 경비 노동자는 주로 혼자 근무하기 때문에 혼자 있을 때 관리자로부터 괴롭힘을 많이 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서울에 있는 기관 23곳의 청소·경비·시설관리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지난 1∼4월 설문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대상 노동자 가운데 여성이 77.5%로, 남성보다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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