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에 이어 창원의 기적! 사격황제 진종오, 전율의 대역전극

사격황제 진종오 (자료사진=노컷뉴스)
진종오(39·KT)가 왜 자신이 사격황제로 불리는지 그 이유를 증명했다. 진종오가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연출한 도저히 믿기 힘든 대역전 드마라에 창원이 들썩거렸다.

진종오는 6일 오후 창원국제사격장에서 열린 제52회 국제사격연맹(ISSF) 세계사격선수권대회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아르템 체르노우소프(러시아)를 슛오프 접전 끝에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첫 두 차례 사격이 끝날 때까지 진종오의 우승 가능성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진종오는 첫 발을 9.4점 점수판에 꽂았고 두 번째 발은 8.4점에 머물렀다. 결선에 오른 8명의 선수 중 8위에 해당하는 성적이었다.

반면, 체르노우소프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초반부터 압도적인 선두 질주를 했다. 첫 10발까지 점수가 무려 104.4점. 18발까지 2위와의 격차가 5.3점으로 벌어졌다. 1위 역전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해보였다.

진종오는 첫 10발까지 전체 8명 중 6위에 불과했다. 이후 경기는 2발을 쏠 때마다 1명씩 탈락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진종오는 탈락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고득점을 올리며 위기를 탈출했다.

그러자 선두와의 격차도 조금씩 줄어들었다. 그러나 역전은 여전히 어려워보였다.


마지막 4발을 남기고 체르노우소프와 진종오, 이대명 등 최종 3명만이 남았다. 체르노우소프는 204.0점으로 멀리 달아나있었고 나란히 200.0점을 기록한 진종오와 이대명이 3위 탈락을 피하기 위한 외나무다리 승부에 나섰다.

처음에는 이대명이 10.3점을 쏴 10.2점을 올린 진종오에 앞섰다. 하지만 진종오는 22번째 발에서 10.6점을 기록해 10.3점을 쏜 이대명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이때 1-2위간 격차는 1.6점으로 좁혀졌으나 여전히 역전은 어려워보였다.

이후 기적이 일어났다. 진종오는 마지막 2발을 각각 10.3점, 10.4점으로 장식해 9.1점, 10.0점에 그친 체르노우소프와의 격차 1.6점을 지웠다. 두 선수는 총점 241.5점으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진종오의 놀라운 반격에 국내 팬들이 많이 자리한 창원국제사격장은 마치 콘서트장의 열기를 보는듯 했다.

진종오의 기세는 멈출 줄 몰랐다. 진종오는 연장 슛오프에서 10.3점을 쏴 9.5점에 그친 체르노우소프를 제쳤다. 먼저 사격을 마친 진종오는 체르노우소프가 총을 놓는 순간 두 손을 들고 환호했고 패자에게 다가가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진종오가 지난달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5위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진정한 사격 황제로 등극한 순간이다. ISSF에 따르면 세계사격선수권에서 이 종목 2연패를 달성한 것은 진종오가 최초다.

진종오는 지난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도 믿기 힘든 역전극을 연출한 바 있다.

지금은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제외된 남자 50m 권총 결선에서 진종오는 초반 난조로 인해 6위에 머물렀다. 6.6점을 쏘기도 했다. 탈락 위기에도 몰렸다.

진종오는 경기 후 6.6점짜리 총알을 "내 인생의 한발"이라고 표현했다. 이후 진종오는 거침없이 10점대 점수판에 총알을 꽂았다.

마치 '도장깨기'를 하듯이 순위를 한계단씩 끌어올리더니 마지막 1발을 남기고 1위로 올라섰고 대망의 올림픽 3연패를 달성했다.

앞으로 진종오에게 '역전의 명수'라는 새로운 별명을 붙여줘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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