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은 5일 이사회를 통해 MBK파트너스의 오렌지라이프 지분 59.1%를 2조 2989억원에 인수하기로 확정했다. 이로 인해 보험업계에서는 신한금융 계열사인 신한생명이 오렌지라이프를 흡수하면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내며 생명보험업계 판도를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상반기 말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의 자산규모는 각각 31조 5375억원과 30조 7350억원이다. NH농협생명(64조 4416억원)과 미래에셋생명(35조 2953억원)에 이어 각각 6위와 8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양사가 합병하게 되면 통합사 규모는 단순 계산을 해도 62조2725억원으로, 단숨에 상위권으로 진입한다. 총자산 규모로 업계 4위인 농협생명을 바짝 뒤쫓는 셈이다.
수입보험료도 생보업계 4위인 농협생명보다 더 많다. 올 상반기 기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각각 2조 3928억원과 2조 896억원이다. 합치면 4조 4824억원으로 농협생명보다 5천억원 가량 많다. 보험사의 수익성과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수입보험료로만 보면 삼성, 한화, 교보 다음이다.
영업과 경영에 있어서도 중복은 적고 서로 필요로 하는 부분을 보완해주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는 예측이 적지 않다.
특히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은 각기 다른 판매채널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오렌지라이프는 젊은 남성 중심의 설계사가 주로 서울에 포진해 있고, 신한생명은 '아줌마 설계사'군단이 전국에 퍼져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를 흡수해 시너지 효과를 내면 업계 4위 자리에 오를 수도 있을 것"이라며 "'빅3' 대형사들까지 긴장하게 할 수 있는 '빅4'시대가 열릴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당분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각각 운영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면서 조직 통합을 준비할 계획이다. 추가 절차 후 올해 말쯤 인수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현재 신한생명 점포가 167개, 오렌지라이프 점포 105개다. 중복 지역 점포를 통폐합하고 오렌지라이프 노조가 요구하는 고용안정과 독립경영 보장 등을 협의해야 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외국계 보험사인 오렌지라이프와 국내 금융지주사 소속인 신한생명이 상호 보완적으로 흡수될 수 있도록 급하지 않게 통합을 추진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