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5당 대표 '협치 오찬'…월 정례모임 '초월회' 만들기로

-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 사랑재서 5당 대표 오찬
- 매달 1회 월요일에 정례 회동하기로
- 판문점 선언 비준·정치개혁·법안 처리 문제 논의했지만 합의는 '아직'

문희상 국회의장이 5일 국회 사랑에서 5당 대표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좌측부터 정의당 이정미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문 희장,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여야 5당 대표가 5일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 사랑재에 모여 점심 식사를 함께했다. 최근 여야의 새 지도부가 선출된 이후 5당 대표가 한 자리에 모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 문제·선거제도 개혁과 개헌 문제·민생-개혁법안 처리 문제 등 굵직한 현안들이 테이블에 올랐지만, 일단 상견례를 겸한 이번 자리에선 각자의 입장을 확인하는 선에서 마무리 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 달에 한 번씩, 월요일에 정례적으로 만나는 이른바 '초월회'를 만들어 협치를 모색하기로 했다.

5당 대표 오찬 자리를 만든 문희상 의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촛불혁명과 한반도 평화가 동시에 이렇게 올 기회가, 우리 민족이 도약할 천재일우의 기회가 다시 있을까 하는 시대적 소명을 여러군데서 얘기했다"며 "바로 그런 문제 해결에 여기 계신 한 분, 한 분이 정말 시대적 소명을 갖고 같이 하면 크게 도약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 앞서서 5당 대표를 모아 협치할 수 있는 분위기를 의장님께서 만들어주시기를 다시 한번 바란다"며 "(당 대표 회동)이 정례화 돼서 여러 사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자리가 됐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각종 현안에 대한 협조를 우회적으로 요청한 셈이지만 야당에선 쓴 소리도 나왔다. 당 의원들과의 오찬자리에 참석하느라 20분 가량 늦게 합류한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현안이 대단히 많고 사회변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다 보니까 현안에 대한 이견도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런 자리를 통해서 이야기하고 서로 노력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모든 것이 청와대에 의해서 단독으로 이뤄지고 청와대 정부라는 말을 듣는데, 한 곳으로 집중해선 나라가 돌아갈 수 없고 정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없다"며 "그래서 개헌을 요구하고 선거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했다.

1시간 넘게 진행된 오찬 회동에선 관심이 집중된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 문제도 논의됐지만, '적극 추진'과 '시기 상조'라는 이견차를 좁히진 못했다.

다만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 김병준 위원장도 시기적으로 지금은 아니라고 했지만, (비준) 안 된다는 건 아니었다"면서 "과거 박정희·노태우 정부 등 역대 남북합의를 (모두) 묶어서 비준동의를 하자는 제안을 제가 했지만 즉답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치개혁 문제와 관련해선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공개석상에서 김병준 위원장에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한국당 위원 명단을 빨리 확정해서 선거제도 개혁이라는 큰 산을 넘으면 개헌 문제도 금방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들은 최근 각 당 새 대표들을 두고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데 대해 "골드보이로서 협치를 잘 만들어 보자"는 등 덕담을 주고 받기도 했다. 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이 자리에 모이신 지도자들은 어쩌면 내려갈 때를 준비해야 하는 분들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산은 올라갈 때보다 내려갈 때가 더 중요하다. 올라갈 때는 안 보이던 것들이 내려갈 때는 잘 보이는 법이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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