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표의 임종을 지켰던 안성기 한국프로레슬링연맹 사무총장은 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2013년 장기기증 의사를 밝혔을 때는 건강했기에 괜찮았지만, 5년 동안 투병을 하면서 장기의 기능이 완전히 망가져 기증은 힘들 것 같다"고 밝혔다.
현역 선수 시절 신장 190㎝에 체중 110㎏으로 건장한 체격을 자랑했던 이왕표는 2013년 담도암 3기 진단을 받았다.
담도암은 주변 조직과 림프샘으로 잘 번져 예후가 좋지 않은 소화기암 가운데 하나로 2015년 기준 5년 생존율은 29%였다.
이왕표는 담도암 수술을 앞두고 만약 깨어나지 못하면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을 잃은 개그맨 이동우에게 안구를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행히 수술에 성공해 기적적으로 병상을 떨치고 나왔지만, 암세포는 이왕표를 완전히 놓아주지 않았다.
지난달 말 몸에 이상을 느껴 다시 병원을 찾은 이왕표는 몸 이곳저곳에 암세포가 전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곧바로 치료에 들어갔지만, 워낙 체력이 떨어진 상태라 이번에는 유언도 남기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눈을 감았다.
안 총장은 "이왕표 대표님이 생존에 대한 열망이 대단해 (장기기증에 관해) 이번에는 따로 말씀을 남기지는 않으셨다"며 "(염습과 입관 등) 장례 절차를 이미 진행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생전 주위를 둘러보고 아낌없이 나눌 줄 알았던 이왕표의 뜻은 이미 많은 국민에게 큰 울림을 줬다.
안 총장은 "생전에는 사랑의 홍보대사로 활동하시면서 나눔에 뜻이 많았다"며 "프로레슬링 후배들이 그 뜻을 이어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