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매일 미세플라스틱을 먹습니다"

"5mm이하의 다양한 모양으로 존재"
천일염,해산물,맥주,수돗물 도처에
먹이사슬로 전이..최상위 인간에 누적
미세플라스틱, 오염물질 흡착 '매개체'
안 쓸순 없으니 적어도 배출량 줄여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안윤주(건국대 환경보건과학과 교수)

미세 플라스틱 얘기를 좀 해 보려고 합니다. 여러분, 들어보셨죠. 미세 플라스틱. 5mm 이하의 그야말로 미세한 플라스틱 조각을 의미하는 건데 우리가 흔히 먹고 있는 천일염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되면서 어제 하루 종일 인터넷이 술렁였습니다. 여섯 종을 실험했는데 여기서 다 나왔대요. 이게 무슨 의미인지 건국대학교 환경보건과학과 안윤주 교수 연결을 해 보죠. 안 교수님, 안녕하세요?

◆ 안윤주> 안녕하세요.

◇ 김현정> 미세 플라스틱. 우리가 미세먼지 얘기를 워낙 많이 들어서 대충 감은 잡히는데 정확히는 뭡니까?

◆ 안윤주> 플라스틱 조각들이 이제 작게, 작게 쪼개져서 아주 작은 사이즈. 그래서 5mm 이하까지 쪼개지면 그때부터 저희가 '미세 플라스틱이다' 라고 부르기 시작하고요. 사실은 크기도 굉장히 다양하고 모양도 다양합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작게 깨져서 마이크로 사이즈, 심지어는 나노 사이즈까지도 작게 깨지기도 합니다.

◇ 김현정> 나노 사이즈까지도. 그럼 이번에 천일염에서 나온 그 미세 플라스틱들은 어느 정도 사이즈였어요?

◆ 안윤주> 그것도 모든 사이즈들이 혼재돼 있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이런 것들이 일률적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 환경 중에서 자연적으로 풍화되고 또 광분해되고 이렇게 만들어지다 보니까 그 사이즈가 굉장히 다양하게 잘라지고요. 미세화가 됐다가 이런 것들이 또 그 안에 또 쪼개지고 하면서 더 작게, 작게 변해갑니다.

◇ 김현정> 그러면 미세 플라스틱은 눈에 보일 수도 있고 안 보일 수도 있고, 사이즈가 다양하니까.

◆ 안윤주> 그렇습니다. 색깔도 다양하고요. 모양도 우리가 그냥 동그랗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렇지가 않고 구전형인 것도 있고 어떤 경우는 '파이바'(인조섬유)처럼 길게 생긴 것도 있고요. 그냥 미세 플라스틱류라고 이렇게 통칭해서 말하고 있지만 그 안에 들어 있는 플라스틱 종류라든지 모양이라든지 크기는 너무나 많이 다양합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러면 우리가 지금 입고 먹고 쓰는 이 플라스틱 제품들 크기 정말 다양하잖아요. 엄청 큰 것도 작은 것도, 이런 것들이 다 자외선에 녹고 파도에 휩쓸리고 이러면서 쪼개지고 분해되고 뭐 녹고 이러면서 미세 플라스틱이 다 된다는 얘기예요?

◆ 안윤주> 네, 플라스틱이 저희가 잘 알다시피 고분자 물질이라서 원래 잘 분해가 되지 않는 물질인데요. 자연계에 나가게 되면 이제 풍화작용이라든지 또는 햇볕으로 인해서 광분해가 일어난다든지 하면서 어느 순간 깨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일단 한번 쪼개지기 시작하면 그 쪼개지는 속도가 가속화 되고, 그다음에 이게 자꾸 작게 쪼개지다가 사이즈가 5mm이하가 된다고 했을 때부터는 그때 미세 플라스틱이다, 라고 얘기를 하고요. 그 정도 사이즈는 사실 저희 눈에 잘 보이는데 실질적으로 밀가루처럼 거의 눈에 보이지 않는 가루와 같은 이런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밀가루같이 쪼개지니까 이게 천일염에 섞였을 때 우리가 모르고 그냥 먹는 거군요.

◆ 안윤주> 네, 전혀 모를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천일염에서 나온 미세 플라스틱들은 바닷물 속에 있던 미세 플라스틱들이 소금을 만드는 과정에서 거기서 같이 만들어진 거거든요. 그러니까 원래 바닷물에 있었던 게 소금 제조 과정에서 그냥 들어갔다, 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저는 '천일염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나왔다' 라기에 무슨 영세업체에서 굉장히 불량한 환경에서 만든 게 적발이 됐구나 이렇게, 처음에는 이해했어요. 그런데 자료를 잘 보니까, 그게 아니에요. 그냥 마트에서 파는 국내산 2종, 외국산 4종. 그러니까 외국에서 만든 비싼 천일염까지 이렇게 6종을 했는데 거기서 다 나왔다는 거잖아요.

◆ 안윤주> 국내에서는 우리나라 천일염 갖고 결과 나온 게 최근이지만 사실 그전부터 외국의 소금들, 다른 나라의 제품들에서는 미세 플라스틱 검출됐다는 연구들이 벌써 나왔고요. 지금 우리나라 소금에도 당연히 있겠죠. 외국의 바다에도 있는 것처럼 우리가 만드는 바다에도 당연히 플라스틱이 있으니까. 그래서 뭐 어떤 제조 과정에서 어떤 업체들이 잘못해서 나온 게 아니라 (미세플라스틱이) 원래 (그 안에) 있던 게 검출된 겁니다.

◇ 김현정> 그런 게 아니다. 그냥 바닷물에 있으니까, 밀가루 같은 거니까 걸러지지도 않는다, 그러면 얼마나 나왔어요, 교수님?

◆ 안윤주> 글쎄요. 제가 숫자까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 김현정> 제가, 잠깐만요. 이건 숫자를 알려드리고 갈 필요성이 있을 것 같아서 자료를 지금 좀 찾겠습니다. 이번 조사 결과입니다. "프랑스산 천일염에서는 100g당 242개의 미세 플라스틱, 국내산에서는 최고 100g당 28개. 중국산 천일염에서는 100g당 17개가 나왔다. 우리 국민 1명이 매년 먹는 소금의 추정량이 3.5kg이니까 그 3.5kg을 다 천일염으로 먹는다고 가정을 하면 1명이 매년 500개에서 최대 8000개의 미세 플라스틱을 소금을 통해 섭취하는 셈이다." 이거 무서운데요.


◆ 안윤주> 그런데 사실 우리가 소금만 먹는 게 아니라 다른 사실을 알면 사실 더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데 소금뿐만 아니라 저희가 먹는 여러 가지 해산물, 조개류 이런 것들뿐만 아니라 식품에서부터 이미 미세 플라스틱은 저희가 계속 섭취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그거에 대해서 알게 되고 경각심을 가지면서 이슈가 된 것뿐이고 원래 있었던 문제들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저도 이 얘기 들으면서 '아니, 천일염에서 이렇게 나왔다는 얘기는 바다가 그 정도로 오염이 됐다는 얘기고 그럼 바다에서 나오는 다른 것들도 이렇게 오염이 됐을 거란 얘기겠구나' 생각을 했는데 우리가 지금 먹는 음식 중에 천일염 말고 지금 조개 말씀하셨어요. 해산물 말씀하셨어요. 그것 말고도 어떤 것들에 또 이런 미세 플라스틱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까?

◆ 안윤주> 아마도 우리가 먹는 식재료에 다양하게 있을 것 같고요. 그리고 예를 들자면 어류의 경우에도 직접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기도 하고, 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여러 가지 잔류성 유기물질이라든지요. 중금속처럼 이 미세 플라스틱류들도 먹이사슬을 통해서 전이가 됩니다. 그래서 하위 영양 단계에서 상위까지. 그러니까 최상위에 있는 게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이 어류에 포함된 미세 플라스틱을 어류와 함께 모르고 먹게 된다면 인체로 들어오게 되는 또 유입 경로가 됩니다.

◇ 김현정> 그래요? 어떤 다른 연구 사례 보니까 맥주랑 수돗물에도 미세 플라스틱이 있을 수 있다. 이거는 물을 원료로 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건가요?

◆ 안윤주> 플라스틱이라는 건 사실 인류가 제일 많이 사용하고 있는 화학물질이고 안 쓸 수도 없고 도처에 쓰고 있고 그러면서 이런 어떻게 부서진 작은 것들이 도처에 다 존재합니다. 그래서 수돗물뿐만 아니라 모든 데 다 있다고 보시면 되는데 단지 이제 그 양, 숫자 자체가 아주 작기 때문에 현재 뭐 우리나라에 있는 수돗물에서는 아주 작은 숫자가 나와서 현재 크게 우려할 수치는 현재는 아닌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불안감을 조성하자는 게 아니라 우리가 따라서 환경을 생각해야 된다라는 얘기를 하고 싶은 건데 청취자 2XXX님, '먹어도 됩니까?' 아주 직접적으로 물어보셨어요. 먹어도 됩니까, 진짜? 이거 천일염에 섞여서 수돗물에 섞여서 맥주에 섞여서 해산물로 먹어도 됩니까?

◆ 안윤주> 사실 저희가 먹으면 안 되는 것도 요즘 많이 어차피 먹고 있거든요. 환경이 오염되니까 그 환경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식재료들 또는 이런 것들을 통해서 먹을 수밖에 없는데 플라스틱이 다른 물질에 비해서 극히 위험하고 두려운 이런 대상이라기보다도 다른 오염 물질과 마찬가지 (수준으로) 관리가 돼야 할 오염물질인 것 같아요. 그래서 플라스틱을 사실은 먹으면 됩니까, 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먹어서 인체에 어떠한 영향이 있다, 라는 연구 결과는 아직 국내외적으로는 현재 없습니다만 플라스틱 자체가 굉장히 소수성(疏水性) 물질이기 때문에 환경에 있는 다른 오염 물질들이 거기에 이제 흡착되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그래서 플라스틱 섭취하면서 흡착된 물질들이 또 몸속으로 들어가는 다른 경로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 김현정> '매개체'가 되는군요, 그게. 그러니까 플라스틱을 먹어서 좋을 게 없을 거라는 건 분명히 우리가 유추할 수 있는데 여기에 대한 제대로 된 연구 결과는 없다. 다만 플라스틱이 다른 화학물질, 안 좋은 화학물질을 흡착하는 '매개체' 역할로 몸속으로 그것들을 끌고 들어오기 때문에 더 문제다, 이런 말씀.

◆ 안윤주> 네, 플라스틱은 그런 역할을 할 수가 있습니다. 물속에 녹아 있는 물질들 중에서 소수성 물질이 있는데요. 이제 플라스틱 표면이 그런 소수성(疏水性) 즉, 물을 안 좋아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끌어당기고 붙여서 흡착하는 특성이 있어요. 그러니까 사실은 이제 플라스틱들이 수중에 존재한다고 했을 때는 혼자 깨끗한 상태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그 표면에 여러 가지 오염물질을 붙이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게 먹게 되면 같이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럼 가장 중요한 문제죠. 어떻게 줄여야 하는가? 사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얼마 전에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내버려두면 안 된다' 라고 직접 언급을 해서 크게 이슈가 되기도 했었거든요. 지금 여러분, 한반도 면적의 7배 크기의 미세 플라스틱이 세계의 바다에 떠다니고 있답니다. 전 세계 바다에 떠다니는 미세 플라스틱을 다 합치면 한반도 면적의 7배 정도가 된다는데 뭘 해야 돼요? 어디서부터 뭘 해야 합니까?

◆ 안윤주> 플라스틱은 그동안 우리가 계속 많이 썼고 그리고 재활용이 안 되는 부분들은 많이 버려서 결국 환경으로 계속 갔고. 이게 축적되고 축적되다 보니까 이제 거의 한계에 온 것 같아요. 바다도 너무나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떠다니고 있고. 어떤 원초적인 해결책은 안 쓰는 건데 사실 우리가 플라스틱을 안 쓰는 거는 불가능합니다. 우리 생활에 너무나 필요한 물질이기 때문에.

◇ 김현정> 심지어 옷 섬유에도 플라스틱 들어가는 거잖아요.

◆ 안윤주> 그렇죠. 합성섬유에도 플라스틱이 포함되어 있고요.

◇ 김현정> 맞아요.

◆ 안윤주> 그런 경우에 세탁과정에서 또 빠져나가기도 합니다.

◇ 김현정> 그래서 어떻게 해야 돼요?

◆ 안윤주> 안 쓴다기보다는 일단은 환경으로 나가는 양을 줄이는 게 가장 최우선입니다. 우선 플라스틱 제품을 어디다가 넣는 거는 어느정도 규제를 하고 있는데 예를 들자면 화장품 속에 미세 플라스틱 규제한다든지 이런 것들은 작년부터 시행되고 있는데 그게 아니라 제품에 나가서 부서져서 나오는 이 미세 플라스틱들은 원초적인 근원이 되는 '폐플라스틱'들이 안 나가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여러분, 작은 것,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해야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교수님. (인사)

◆ 안윤주> 감사합니다. (인사)

◇ 김현정> 건국대학교 안윤주 교수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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