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 박치국은 이정후(넥센)와 함께 대표팀 막내로 승선했다. 대만과 1차전 등 3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금메달에 힘을 보탰다. 프로 2년차에 성인대표팀까지 발탁돼 이뤄낸 영광이었다.
박치국은 "좋은 경험이었다"면서 "평소 다른 팀 선배들과 친해질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많이 친해졌다"고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 이어 "특히 한 방을 썼던 정우람(한화) 형에게 많은 것들을 배웠다"면서 "왜 형들이 리그 최고의 선수들로 인정받는지 각자 무언가가 있더라"고 덧붙였다.
고생도 많았다. 특히 물이 맞지 않아 장염과 고열을 앓는 선수들이 적잖았다. 박치국은 "양치질을 할 때도 우리가 공수해간 생수를 써야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음식이 맞지 않았다. 박치국은 "거의 라면에 밥을 말아 먹었다"면서 "선수촌 밥은 거의 먹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훈련 뒤 한식당에서 먹을 수 있었지만 선수촌에서는 가져간 밥과 라면을 먹었다"고 말했다.
마음 고생도 적잖았다. 대표팀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었다. 이날도 박치국은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면서도 "금메달을 땄지만 동료들에게 자랑하기도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비행기에 내려서 누구도 말을 하지 않았지만 금메달을 목에 걸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그래도 고된 일정을 마치고 금의환향했다. 박치국은 "오자마자 너무 피곤해서 집에서 한숨 푹 잤다"면서 "그리고 밤에 이영하 형을 만나 밥을 먹었다"고 말했다.
자카르타에서 음식으로 고생했던 박치국이 먹었던 첫 끼 메뉴는 무엇이었을까. 박치국은 "곱창이 그렇게 먹고 싶더라"면서 "아주 맛있게 먹었다"며 웃었다. 이어 "고기도 먹고 싶었는데 그건 결승전이 끝나고 먹었다"고 설명했다.
함께 갔던 팀 선배 함덕주는 귀국 후 첫 끼가 무엇이었을까. 함덕주는 "냉면이 무척 먹고 싶어서 바로 시켜서 먹었다"고 귀띔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선수들이 선물 하나 사온 것이 없더라"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팀도 좋지만 본인들이 금메달을 따내 정말 좋아할 것"이라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두산의 미래를 이끌 두 투수들의 기분좋은 아시안게임 원정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