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취약' 가짜 방화문 1만5천개 인천 전역에 유통

인천경찰청, 방화문 제조‧유통업자 등 105명 검거
갑종방화문 보다 5배 싼 일반 철문으로 시공…시험 성적서도 조작

인천지방경찰청 전경.
화재 피해를 줄여주는 방화문을 비용 절감을 하기 위해 값싼 자재로 시공하거나 시험 성적서를 허위로 꾸며 제출한 업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인천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가짜 방화문을 제조해 대량으로 유통한 혐의(건축법 위반)로 방화문 제조‧유통업자 42명과 시공업자 42명, 감리자 21명 등 총 105명을 검거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15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인천 지역 내 오피스텔 및 상가 건물을 신축하면서 싸구려 가짜 방화문을 제조해 유통하고 시험 성적서를 허위로 조작해 관할관청에 제출해 사용승인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방화문 제조업체에서는 생산 단가를 줄이기 위해 방화문의 중요 구성품인 방화핀을 빼고 난연 성분이 전혀 없는 값싼 재질의 구성품 '가스켓'을 이용해 가짜 방화문을 제조해 유통했다.


시공‧감리자들은 육안으로 확인하거나 단가 계산만으로도 허위 또는 가짜 방화문임을 알 수 있음에도 이를 전혀 확인하지 않고 화재 안전기준을 충족하는 '갑종방화문'을 설치하는 대신 2~5배 가량 값이 싼 일반 철문(8만원 상당)으로 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공 후에는 갑종방화문의 시험 성적서를 관할관청에 제출해 가짜 방화문을 갑종방화문으로 둔갑시켜 시공했다.

특히 갑종방화문을 제작할 기술이 없거나 시험성적서를 보유하지 않은 일부 업체들은 국가공인 시험기관에 의뢰하는 방화문 시험체를 브로커를 통해 대리제작하거나 타 업체 명의 납품확인서 또는 시험성적서 유효기간 등을 위조했다.

이렇게 제조된 가짜 방화문은 오피스텔이나 일반 상가 등 인천지역 670개 건물에 1만5천여개 가량 시공된 것으로 파악됐다.

건축법상 연면적 1천㎡ 이상의 건물에는 연기나 화염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방화구획을 지정하고, 1시간 이상의 비차열(연기 및 화염 차단) 성능이 확보된 갑종방화문을 설치해야 한다.

경찰은 방화문 제조‧유통과정에서 광범위한 불법행위가 적발됨에 따라 국토교통부에 기관 통보를 하고 수사를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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