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족발 사태는 족발집을 운영하는 임차인이 임대료의 급격한 상승에 분개해 둔기 폭행사건으로까지 번진 사건이다. 당시 임대인은 임대료를 한번에 4배가량 인상했다.
여야는 그동안 계약갱신 요구권에 대한 기간 문제와 건물주에 세제 혜택을 주는 문제를 놓고 지루한 협상을 이어왔다.
더불어민주당은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권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자고 했지만, 자유한국당은 임대인에 대한 과도한 권리 침해라며 반대했다.
결국 한국당이 계약갱신 요구권 10년을 받고, 민주당은 건물주에 세제혜택을 안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의견이 좁혀지는 형국이다.
다만, 세제혜택 대상에서 임대료로 초고수익을 올리는 건물주는 제외될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정책위원회 관계자는 "매달 수천만원, 수억원씩 임대료를 받는 건물주들한테까지 세제혜택을 줄 수는 없다"며 "어느 정도의 임대료 수익자들에게 얼마 만큼의 세제혜택을 줄지는 더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했다.
세제헤택 논의는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야 하는 부분이어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과 별개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다뤄지고 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에 대한 여야 합의가 상당히 좁혀졌음에도 국회 본회의 처리가 요원한 이유는 '패키지 딜'로 묶여 있는 지역특구법과 인터넷 전문은행특례법에 대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서다.
지역특구법안은 블록체인.드론.사물인터넷(IoT) 등 혁신기술이 적용되는 서비스나 상품을 시.도 지역별로 나눠 육성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혁신기술을 활용한 서비스.제품 사업자들이 이미 전국에 퍼져있는 데다, 지역 차별 문제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법안 세부 내용에서 지역 발전에 방점을 둘 것인지 아니면 중소기업 육성에 방점을 둘 것인지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회 위원들 간 이견이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특례법과 관련해서는 상호출자제한에 대한 부분과 재벌의 사금고화를 막기 위한 문구를 법령에 어떻게 넣을 것인지과 관건이다.
여야는 일단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과 지역특구법, 인터넷 전문은행특례법 등에 대해서는 최대한 빨리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여야는 이들 법안을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지만 결국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민주당은 늦어도 추석 전까지는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패키지로 묶여 있는 다른 법안들도 발목이 잡히게 된다. 산업융합촉진법이나 ICT융합법 등은 각 상임위에서 여야 간 합의를 이뤘지만, 쟁점 법안들과 함께 처리하기로 여야가 합의하면서 지난 8월 임시국회 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