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에도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으로 제주도 성판악의 일 강수량이 241.5㎜를 기록하는 등 산지를 중심으로 큰비가 내렸다. 제주도 윗세오름(223.5㎜)과 영실(155.0㎜)의 강수량도 많았다.
고흥 포두(138.0㎜), 여수산단(99.5㎜), 순천(50.0㎜) 등 전남 지역과 부산 동래(66.5㎜), 고성(59.0㎜), 진주(57.8㎜), 의령(48.0㎜), 창원(47.0㎜) 등 경남 지역에도 많은 비가 왔다.
강화 교동(43.5㎜), 파주 진동(26.5㎜), 인천 왕산(22.5㎜) 등 경기 일부 지역도 적지 않은 강수량을 보였다.
경기 파주와 인천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강원, 충남, 충북, 전북, 경북, 경기 등 중·남부 일부 지역에는 호우예비특보가 발표됐다.
강한 비는 기압골의 이동 때문으로 분석됐다. 북서쪽에서 내려온 기압골이 한반도 주변에 있던 뜨거운 공기와 만나 발달한 비구름대가 비를 뿌리는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가을장마'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가을장마는 공식 기상 용어는 아니라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가을에 비가 많이 오면 통상 가을장마라고 대중적으로 일컬을 뿐이라는 것이다.
여름 장마의 경우 북태평양고기압과 오호츠크해고기압이 만나 생긴 정체전선이 머무르며 장기간 많은 비를 뿌리는데 이번 비는 발생 원인 등을 볼 때 이와는 양상이 다르다.
이번 비는 4일까지 계속되다가 그칠 전망이다.
기상청은 "내일은 기압골의 영향을 받다가 차차 벗어나겠다"며 "전국이 흐리고 비가 오다가 새벽에 서울·경기도를 시작으로 오전에는 대부분 그치겠다"고 예보했다.
이어 "모레는 중국 중부 지방에 위치한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어 전국에 가끔 구름이 많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밤부터 4일 아침까지 경기 남부, 강원 남부, 충청, 경북 등 일부 지방에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기상청은 "최근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매우 약해진 가운데 오늘과 내일 많은 비로 산사태와 축대 붕괴, 토사 유출 등 피해가 우려되니 철저히 대비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짧은 시간에 강수가 집중적으로 내리면서 계곡과 하천의 물이 순식간에 불어날 수 있겠으니 야영객 안전사고 등에도 유의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21호 태풍 '제비'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일본 오키나와 동북동쪽 약 500km 부근 해상에서 북북서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