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대표는 3일 현충원 참배 직후 주재한 제1차 최고위원회의에서 "촛불정신에 입각해서 패권정치를 극복하고 국민주권의 시대로 들어가는 데 있어 바른미래당이 정치개혁에 앞장설 것"이라며 "최고위가 끝나고 문희상 국회의장을 예방하는데, 문 의장이 말하는 개헌이 우리나라 정치개혁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헌에 앞서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다당제, 합의제 등을 가능하게 하는 선거구제 개편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각제에 기반을 둔 분권형 개헌에 앞서 국회 내에서 협치‧연정 등이 가능한 다당제를 정착시키기 위해 연동형 비례제와 중‧대선구제 도입 등을 선행 추진하겠다는 얘기다.
그는 지난 2일 당 대표 당선 직후부터 이날까지 다당제와 선거제도 개편, 분권형 개헌 등을 여러 차례 말하며 강조하고 있다.
손 대표가 지목한 문 의장의 개헌 주장은 지난 6‧13 지방선거로부터 1년 내, 즉 2020년 총선거 전 개헌이 가능하다는 것으로, 그 역시 '권력 분산', 연동형 비례제 도입에 따른 '의원 정수 조정' 등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연동형 비례제에 동의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분권형 개헌'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정부가 지난 지방선거와 동시 실시를 주장했다가 폐기된 안은 현행 대통령제를 4년 중임제로 바꾸는 방식이라 손 대표와 문 의장의 입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이들의 입장과 더 가까운 쪽인 자유한국당도 손 대표의 발언에 대해 '조건부 찬성'에 가까운 원론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연동형 비례제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선거구제 개편이 이뤄지면 대통령의 권력도 내려놓을 수 있다는 문 대통령이 작년에 한 얘기가 있으니까, 앞으로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은 맞물려져서, 국민 대표성과 비례성 강화하는 방안에 한국당도 전향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총론적인 입장에 동의하지만, 내각제로의 개헌이 전제돼야 선거구제 개편이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개헌 이전에 다당제를 유지할 수 있는 선거제도부터 바꾸자는 손 대표의 생각과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김 원내대표는 "개헌이든, 선거제도 개편이든 정치권서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면 결코 성사되지 못할 내용"이라며 "국회에서 선거구제 개편이 먼저 이뤄지면 그 부분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