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교수노조 단결권을 부정한 교원노조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는 30일 대학 교원의 단결권을 일체 인정하지 않는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하 교원노조법) 제2조 본문은 헌법에 합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결정은 교원의 단결권에 관해 처음 판단한 것으로서 '교육공무원인 대학 교원'과 '공무원 아닌 대학 교원'에 대해 다른 심사기준을 적용해 보더라도, 이들에 대해 일체의 단결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교원노조법 2조 본문은 교원 노동조합의 가입범위를 초·중등 교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전국교수노조는 2015년 고용노동부에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했으나 대학 교원은 현행 교원노조법상 설립이 허용되지 않는다며 이를 반려했다.
이에 교수노조는 교원노조법 2조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했다.
재판부는 '교육공무원이 아닌 대학 교원'의 단결권 침해 여부에 대해 "교육공무원이 아닌 대학 교원들의 단결권을 전면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필요 이상의 과도한 제한이다"고 판단했다.
이어 "대학 교원의 사회·경제적 지위의 향상을 위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무원이 아닌 대학 교원이 단결권을 행사하지 못한 채 개별적으로만 근로조건의 향상을 도모해야 하는 불이익은 중대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교육공무원인 대학 교원'의 단결권 침해 여부에 대해서도 "공무원인 대학 교원의 단결권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있는 심판대상조항은 입법형성의 범위를 벗어난 입법이다"고 판단했다.
민주노총은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에 대해 "교원노조법 2조가 대학 교원의 단결권을 원천봉쇄해 노동기본권을 부정하는 법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결정으로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또한 "헌재의 이번 결정은 2015년 대학 교원을 조합원으로 하는 교수노조의 노동조합설립신고서를 반려한 고용노동부의 행정처분이 잘못된 것임을 확인한 것이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전국교수노동조합은 2015년 노조설립신고서 반려된 이후 지금까지 3년 4개월 여간 교수노조는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을 보장받지 못한 채 법외노조 상태를 유지해오고 있다.
민주노총은 "헌법을 위배한 법률조항과 잘못된 행정처분으로 인한 피해와 고통은 고스란히 대학 교원 노동자들에게 전가되었다"며 "대학 교원은 지금 신분보장은커녕 대학구조조정, 기업의 대학 진출 등으로 단기계약직 교수, 강의전담교수 등 비정규직 교수가 대량으로 발생하고 있다. 또 교육 계약 임용제 시행으로 인한 신분불안 등 심각한 노동조건의 후퇴에 내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는 헌법불합치 결정 선고를 하면서 2020년 3월 31일까지 법률 개정을 전제로 잠정적용을 명했다.
민조노총과 전국교수노조는 "시한을 정한 잠정적용의 취지는 헌법불합치 결정이 난 법률을 즉각 개정하라는 것이다"며 "국회는 즉각 법률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수노조는 "국회는 법개정 과정에서 헌재의 결정 요지의 내용을 반영하되 좀 더 세밀하게 대학 교원의 근로조건과 현황을 확인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