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은 남자 3체급(73kg이하급, 90kg이하급, 90kg 이상급)과 여자 3체급(57kg이하급, 70kg이하급, 70kg이상급)에서 겨루는 혼성 단체전에서 일본과 3승3패를 거뒀다. 승패로는 무승부, 다음 기준인 스코어로 승부를 가려야 하는 상황.
한판승은 10점, 절반승은 1점, 지도승은 0점으로 계산된다. 8강전에서 한국은 안창림(73kg)이 한판승, 곽동한(90kg)이 절반승, 김민정(70kg 이상급)이 반칙승을 거뒀다. 스코어는 11점. 반면 일본은 한판승 1번, 두 차례 반칙승을 거뒀다. 스코어는 10점으로 한국의 승리다. 국제유도연맹 규정이 그렇다.
하지만 심판은 곧바로 판정을 내리지 않고 한참을 논의하더니 일본의 승리가 선언됐다. 지도승에 한판승과 같은 10점을 적용해 일본이 30 대 21로 한국을 이기게 된 것. 도열해 있던 한국 선수들은 황당한 표정으로 매트 위에 주저앉았다. 유도 종주국 일본에 치우친 판정에 대한 무언의 시위였다.
금호연 대표팀 감독은 "원래 통보받는 내용은 지도승은 승패만 결정하고 점수는 없이 한다는 것이었다"면서 "대회 전에도 경기위원장에게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갑자기 지도승에 10점을 주겠다는 것은 말 같지도 않은 소리"라면서 "만약 미리 알았다면 우리도 작전이 바뀌었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2일 "일본에 진 한국 선수들이 매트에 앉아 항의하는 장면이 있었다"면서 "승리가 같으면 내용으로 승패를 결정하는 설명이 사전에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이 반칙승 2개인 반면 한국은 기술 우세승(절반승)이 있어 내용의 우열에서 일본이 승리했다"고 전했다.
일본 관계자는 요미우리 신문을 통해 "한국이 지도에 의한 반칙 승리는 내용상은 점수를 주지 않는다는 예전 룰과 착각한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 말을 믿기도 어렵지만 호쾌한 한판승이 지루한 반칙승과 같고, 기술이 들어가는 절반승이 지도승보다 못하다면 유도는 스스로 퇴행을 인정하는 꼴이다. 국제유도연맹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우긴 것이다.
이런 판정 속에 일본은 소기의 목적인 금메달을 따냈다. 이 과정에서 우승후보인 몽골도 중국과 8강전에서 잇딴 불리한 판정에 항의하다 몰수패를 당했다. 일본은 중국과 4강전에서 4 대 0으로 낙승을 거뒀다. 혼성 단체전을 굳이 진행할 이유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