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야 본전이라는 부담 컸다" 선동열호, 金 따고도 차분했다

3회 연속 아시안게임 우승을 차지한 한국 야구 대표팀 (사진=INASGOC)

4경기 연속 홈런을 때린 타자와 결승 무대에서 무실점 호투를 펼친 투수 그리고 3회 연속 우승을 이끈 감독까지 국제대회 우승 기자회견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누구도 환하게 웃지 못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일본과의 야구 결승전에서 3대0으로 승리했다. 선수단은 금메달을 획득하고 입장한 기자회견장에서 담담한 표정과 목소리로 질의응답에 응했다.

선동열 감독은 "대회 기간에 선수들에게 부담감이 많았고 압박감도 굉장히 심한 가운데 경기를 하다 보니까 경직된 플레이가 나왔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부담감이 컸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실업야구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대만과의 첫 경기 1대2 패배가 선수들에게 엄청난 중압감을 느끼게 한 것이다.

박병호는 "첫 경기가 가장 컸다. 지고 나서 이렇게 흘러가면 안된다는 부담감이 선수들에게 있었고 이겨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다. (부담감이) 많이 심하게 그렇다기보다는, 국민들도 아시지 않나, 이겨야 본전인 경기라고 판단하시기 때문에 우리도 꼭 이기려고 했다"고 말했다.


양현종 역시 "아시안게임에서 2연패를 했고 당연히 3연패를 할 것이라는 주변 얘기를 많이 들었다. 말 그대로 이겨야 본전이라는 부담감이 있었다. 첫 경기 지고 선수들이 충격에 빠졌는데 그 후로 잘 뭉쳐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기자회견 내내 대만전 얘기를 계속 했다. 대만전 패배는 그만큼 선수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KBO 리그를 중단하면서까지 최정예 멤버를 구성했다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아시아 야구 강국 중 아시안게임에 '목숨'을 거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기 때문에 우승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주위 시선도 부담이 됐다.

또 선수들이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오지환, 박해민 등 병역 특례를 받게 될 일부 선수들에 대한 싸늘한 여론도 어깨의 무게로 작용했을 것이다.

박병호는 기존 대표팀에 비해 응원을 못 받아서 서운하지는 않았냐는 질문에 "많은 논란이 있었다는 것은 알고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은 최선을 다해 금메달을 따는 것이고 그거 하나만 생각했다. 여기 현지에서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우리가 해야하는 것만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양현종 역시 "과정은 안 좋았지만 결과까지 안 좋았다면 여론이 더 그랬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한 뒤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보여드린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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