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과 일본을 모두 상대해본 가운데 결승에서 어느 팀과 맞붙고 싶냐는 취재진의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선동열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은 단호하게 이같이 말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3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2차전에서 중국을 10대1로 누르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결승전에서는 이날 오후 대만과 일본의 최종전에서 승리한 팀과 만난다.
한국은 대회 1차전에서 대만에 충격적인 1대2 패배를 당했다.
단기전의 첫 경기는 변수가 많아 종목을 막론하고 강호가 약체에게 고전하거나 잡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KBO 리그 최정예 멤버로 구성했다는 대표팀이 실업야구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대만에게 패하자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다.
선수들도 대만과 다시 붙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 1차전 패배를 설욕하고 싶다는 각오다.
손아섭은 "선수들끼리 따로 얘기를 한 적은 없다. 대만이든 일본이든 무조건 이겨야 한다"면서도 "이왕이면 한번 졌기 때문에 대만이 올라오는 것이 전투력을 불태우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만전에서 솔로홈런을 때려 대표팀의 유일한 득점을 뽑고도 웃지 못한 김재환은 선동열 감독이 대만과 다시 붙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는 취재진의 말에 "그건 선수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지금도 대만전을 떠올리면 분하고 속상하냐는 질문에는 "정말 정말 분하다. 정말 저희가 좀…"이라고 말한 뒤 약 6초간 말 없이 허공을 바라봤다. 대만전 생각에 울컥한 것이다.
이어 김재환은 "많이 분하다"는 짧은 말로 인터뷰를 매듭지었다. 한국 야구가 결승전에 어떤 각오로 임할지 더 이상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