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상대로도 여유만만 美, 표류하는 한반도 비핵화

미, 전방위적 무역전쟁 압도
신음하는 中, 러시아와 밀착 부각
러시아 최대규모 군사훈련 예고, 美 '예의주시'
슈퍼甲 트럼프, 비핵화 협상 표류하나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중국-러시아를 상대로 무역전쟁을 벌이면서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여유가 넘치고 있다.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상당한 양보를 얻어내기 전에 현 국면을 끝낼 생각이 없어 보여 한반도 비핵화를 포함한 현재 경색 상태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러와 각각 무역전쟁하고도 '압승'

미중간 무역전쟁은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다. 양국은 서로에게 50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관세를 매긴 데 이어 차관급 무역 협상이 진행 중이던 지난 23일(현지시간) 160억 달러의 추가 관세 폭탄을 건넸다.

협상이 뚜렷한 성과 없이 종료된 가운데 미국은 지난 20일 2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관세 조치를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 철강제품과 알루미늄 제품에 부과된 각각 25%와 10%의 관세 조치에 대해 지난달 미국산 건설장비, 석유가스 설비 등에 최대 40%의 관세를 부과하며 맞불을 놓은 상태다.

또 러시아는 지난 27일부터 영국에서 벌어진 '독극물 스파이 암살 의혹' 때문에 미국으로부터 국가 안보 관련 품목의 판매 차단, 러시아 수출에 대한 정부 신용지원 금지 등이 포함된 제재를 받고 있는 상태다.

현재 미국은 별 피해를 받지 않고 있는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허덕이고 있다. 미국은 2분기 GDP가 4.1%나 성장했고, 주가도 상승세다. 탄핵감이라는 각종 스캔들로 공격을 받고 있음에도 긍정적 경제 지표에 힘입어 트럼프 대통령은 40%대 지지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폭락한 자국 화폐 가치만큼이나 지도자들의 지지율도 흔들리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3월 76.7%에서 지난 16일 46%로 폭락했다.

중국 소식통도 "중국 내부에서 시진핑 리더십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체면을 차리는 수준에서 타협을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양보 원하는 트럼프 맞서 '중-러 밀착'

무역 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를 결정한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은 아마 중국과의 무역관계가 해결된 이후 가까운 미래에 북한에 갈 것”이라며 중국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이전에 무역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공식화한 셈인데 27일(현지시간)에는 "중국과 대화하기를 원하지만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자신이 승기를 잡았다는 판단 하에 중국이 양보할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태도로 읽힌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러시와와의 협력을 공언하고 나섰다. 지난 21일 중국 국방부는 9월 중순까지 러시아가 진행하는 '동방-2018' 전략훈련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유사시 한반도 대응을 맡는 북부전구의 병력을 파견한다.

약 30만 명의 병력이 동원돼 냉전 이래 최대 규모라는 이번 훈련에서는 '핵 공격 모의 연습'도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시진핑 주석이 다음달 11일부터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 푸틴 대통령을 만나 현 무역전쟁 국면에 대해 함께 유감을 표명하고, 동방훈련을 공동 참관할 가능성도 있다.

아직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심기를 건드리기 충분하기에 현 갈등 상황이 쉽사리 풀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나설 이유 없는 트럼프…비핵화 표류 가능성 ↑

문제는 여기에 북한 비핵화 협상이 연계돼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 입으로 묶어 둔 미중 무역분쟁과 비핵화를 다시 분리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경제 정책을 뒤집을 필요도 없고, 지지부진한 비핵화 협상의 책임을 중국에게 전가시켜 둔 상태기 때문에 먼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먼저 나설 가능성도 희박하다.

때문에 중국이 큰 양보를 하거나 북한이 진전된 협상 의지를 피력해오지 않는 이상 현 국면은 변화의 여지가 적어 보인다.

아산정책연구원 차두현 객원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중간선거 이전에 비핵화 협상에 나서서 북한과 타협했다는 소리를 듣느니 협상이 부진했다는 비아냥을 듣는 편이 낫다"며 "북한이 먼저 움직여주지 않는 한 미국이 먼저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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