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여고는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그간 자녀와 같이 근무하는 교사를 자녀의 학년 정기고사 문제 출제·검토에서 배제했으나 결재라인에서 배제하지 못했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진실이 밝혀지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수사결과를 전적으로 수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S여고는 교육청 감사결과와 이에 대한 언론보도에서 잘못된 부분은 이의신청과 정정보도요청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S여고는 교무부장이 이 학교 2학년인 쌍둥이 딸들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교무부장은 자리에서 물러난 상태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S여고에 대한 특별감사를 진행했지만, 진상은 밝혀지지 않았다. 교육청은 교무부장과 교장, 교감, 정기고사 담당교사 등 4명을 이날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S여고는 이번 사태에 대한 대책으로 내년부터 교사의 자녀가 학교에 입학하지 못하도록 자체적으로 '상피제(相避制)'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또 2학기 중간고사가 시작되기 전에 고사준비실과 성적처리실 안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는 인쇄실과 성적처리실 입구에만 CCTV가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는 교육청이 지적한 과목별 (성적) 우수상과 학업 최우수상 중복시상 문제도 학업 최우수상을 폐지해 해소하겠다고 했다.
한편 S여고 정문 앞에서는 이날 오후 8시 학부모들의 집회가 열렸다. 시험문제 유출 의혹이 불거진 이후 학부모들이 집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스크를 쓴 채 촛불을 들고 모인 학부모 20여명은 10여 분간 침묵시위를 벌이다 정문 쇠창살에 흰 천으로 만든 끈을 묶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끈에는 '참교육 실현', '공교육 걱정', '내신비리 즉각 중징계' 등의 문구가 적혔다.
퍼포먼스를 마친 학부모들은 마음에 담아둔 이야기를 쏟아냈다.
집회에 참여한 학부모 A씨는 "언론에서 발표한 내용마저 오보라고 학교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이 학교가 잘못을 바로잡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그는 "학부모들이 눈 부릅뜨고 학교를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육청 감사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학부모도 있었다.
학부모 B씨는 "교육청 감사결과를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며 "앞으로 수사를 통해 의혹 한 점 없이 모든 것이 낱낱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부모 C씨는 "교육의 주체인 학생과 학교, 학부모가 모두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한 감사가 이뤄졌어야만 했다"며 "아이들에게 엄마들이 공정한 사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번 일이 "학교의 불성실한 학업관리와 엉성한 행정시스템, 내신 관리 체계를 심각하게 반성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학교 측에서 학부모들이 납득할 수 있게끔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학부모들은 "성적부정 웬 말이냐 조희연은 각성하라", "학생부종합전형 폐지 수시모집 축소" 등의 구호를 외치며 대치역까지 행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