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의 역할이 컸다. 타격이 아닌 수비에서 한몫 했다. 2회말 2사 2루에서 마츠모토 모모타로가 때린 1루 방면 총알같은 불규칙 바운드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이어진 3회초 공격에서 김하성과 박병호의 솔로포를 앞세워 기선을 제압했고 결국 5대1로 승리했다.
김하성은 박병호의 수비가 결정적인 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김하성은 "(박)병호 형이 다이빙 캐치를 해주면서 선수단이 분위기를 탔다. 제가 또 좋은 타구를 연결했고 그런 것들이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자카르타 GBK 야구장의 환경은 썩 좋지 않다. 김하성은 그라운드 상태를 묻는 질문에 "솔직히 말하면 중학교 이후 처음 보는 땅이다. 수비할 때 더 집중하고 어떤 타구가 와도 몸으로라도 막으려고 한다"고 답했다. 그래서 박병호의 호수비는 김하성에게 더 놀랍게 느껴졌다.
김하성은 "선배들이 힘들어 한다. 부담감이 있다"고 선수단 분위기를 전하면서도 "한국 최고의 선수들을 모아놨기 때문에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승에서 대만을 다시 만난다는 가정을 묻는 질문에 "분명히 이길 것이라 생각한다. 처음에 당한 것처럼 쉽게 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김하성은 대만과의 첫 경기가 끝나고 장염 및 고열 증세로 한동안 앓아 누었다. "새벽에 열이 너무 많이 나서 몸이 힘들었다. 배탈도 나서 경기에 못나갔는데 쉬면서 힘들었다"는 김하성은 "지금 컨디션은 나쁘지 않고 관리를 잘 받고 있어 오늘 경기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