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야구 팬 응원에 정신차리고 힘내고 있다"

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야구 슈퍼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 6회초 2사 1루 박병호가 안타를 치고 이종범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오늘 경기 전에 선수들이 모여 후회없는 경기 하자고 했구요. 나부터 반성했다고 했습니다"

역시 4번타자다웠다. 박병호는 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한일전에서 3회초 솔로홈런을 포함,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한국 야구 대표팀의 5대1 승리에 기여했다.

예선 첫 경기에서 대만에 1대2로 패한 한국은 이날 반드시 일본을 꺾어야만 금메달 결정전 진출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박병호는 "선수들이 다음 경기보다는 오늘 경기에 집중하자고 했다. 지난 경기에서 우리는 후회했고 반성했다. 더 이상 후회와 반성이 남는 경기가 나오면 안되기 때문에 오늘 선수들이 똘똘 뭉쳤다"고 말했다.

경기 전 선수들끼리 짧은 미팅을 진행했다는 박병호는 "경기 전에 모여 후회없는 경기를 하자고 했다. 나부터 반성했다고 얘기했다. 1회부터 덕아웃에서 선수와 스태프 모두 한 마음으로 잘 준비했고 잘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이날 타격 감각에 대해서는 "일본 투수들은 그 전에 상대했던 투수들보다 공이 조금 더 빠르고 한국 스타일로 던지기 때문에 오늘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모든 타자들의 타구 질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다음에도 좋은 공격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병호는 타선의 부진에 대해 할 말이 있어 보였다. 보기와는 다르게 빠른 공 대응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느린 공을 치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박병호는 "사실 이게 어렵다"며 "기존에 빠른 공을 쳐왔으면서 왜 느린 공을 못 치나, 얘기가 나올 수 있는데 이게 어려운 부분이다. 선수들이 타이밍에서 애를 먹는 부분이 있었다. 오늘은 모든 선수들의 타이밍이 좋았다"고 말했다. 서서히 감을 찾아가고 있다는 말이다.

아시안게임 야구 경기에서 적용되고 있는 스트라이크존은 비교적 넓은 편이라 타자보다는 투수에게 유리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박병호는 타자 입장에서 스트라이크존이 핑계가 될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박병호는 "오늘 김현수의 경우 내가 봐도 볼이었는데 스트라이크가 됐다. 점수가 필요한 상황에서 그런 경우가 나오면 힘이 빠질 수 있다. 반대로 수비할 때도 넓게 많이 잡아주고 있어 핑계는 안된다. 볼이 몰렸을 때 쳐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병호는 이날 낮경기에 뜨거운 응원전을 펼친 한국 팬들에게 "여기 교민 분도 계시고 여기까지 오셔서 응원을 많이 해주시는데 낮경기인데도 목이 쉬어라 응원하는 목소리를 저희가 다 듣고 있다. 우리도 정신 차리고 힘 내고 있다. 감사드리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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