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은 모두 논란 속에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됐다. 먼저 황의조는 김학범 대표팀 감독과 인연으로 뽑힌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성남 시절 사제지간이었던 둘의 관계에 따른 '인맥 축구' 논란에 휩싸였다.
아시안게임 축구는 23살 이하 나이 제한이 있다. 그러나 나이와 관계 없이 3명을 뽑을 수 있는 와일드카드가 있는데 황의조는 손흥민(26·토트넘), 조현우(27·대구)와 함께 선발됐다.
오지환은 논란이 더 컸다. 황의조는 성남 시절 K 리그 정상급 공격수였고 올해 일본에서도 27경기 13골 1도움으로 활약해 실력에서는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오지환은 올해 6월까지는 좋았지만 이후 주춤했다. 3할 타자가 즐비한 KBO 리그에서 116경기 타율 2할7푼7리 9홈런 61타점을 기록 중이다. 삼진은 리그 1위(120개)다.
여기에 오지환은 군 입대와 관련해 벼랑에 몰린 상황이다. 상무와 경찰 야구단 등 군 복무를 하면서 선수로 뛸 기회가 있었지만 때를 놓쳤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 병역 혜택을 누리는 길밖에 없다. 동갑내기 박해민(삼성)과 함께 병역 기피 비난에 직면한 이유다.
황의조는 27일 우승후보 우즈베스스탄과 8강전에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해트트릭을 달성한 것은 물론 연장 천금의 페널티킥을 유도하며 4 대 3 승리를 혼자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대회 8골로 득점왕까지 유력하다. 대표팀에 승선해야 할 이유를 스스로 입증했다. 조별리그 1차전 바레인전까지 역대 한국 축구 사상 최초로 단일 국제대회에서 두 번의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새 역사까지 썼다.
반면 오지환은 야구 B조 예선 2경기에 출전도 하지 못했다. 박해민은 그나마 존재감을 드러냈다. 26일 대만과 1차전에서 1 대 2로 뒤진 9회말 대주자로 출전했다. 대타 이재원(SK)이 삼진을 당하는 사이 2루를 훔쳐 도루왕의 빠른 발을 입증했다.
장염과 고열 증세로 김하성(넥센), 정우람(한화)과 함께 선수촌 의무실에서 수액을 맞았다. 선동열 감독은 "장염 고열 선수들 열이 39도까지 오르고 설사까지 하는데 슈퍼 라운드에 합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사실상 28일 또 다른 약체인 홍콩과 3차전에서도 오지환이 결장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렇다면 오지환이 활약할 수 있는 경기는 슈퍼라운드에서 A조 2위 가능성이 높은 중국전 정도다. A조 1위가 유력한 일본전과 결승전은 주전 유격수인 김하성이 나서야 하는 까닭이다.
대표팀 승선 논란에 장염, 고열까지 몸과 마음이 모두 아픈 오지환. 과연 자신이 대표팀에 뽑혀야 하는 이유를 입증할 기회가 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