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인천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단체전 금메달 도전에 실패했지만 핑계는 대지 않았다. 패배를 받아들이고 남은 경기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김우진(26, 청주시청)과 이우석(21, 국군체육부대), 오진혁(37, 현대제철)은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양궁장에서 열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대만에 세트 승점 3대5로 패했다.
경기 초반 김우진이 흔들리며 1세트를 내준 뒤 2세트를 비기고 3세트를 가져오며 분위기를 잡았다. 하지만 4세트에 잘 쏘던 막내 이우석이 흔들렸다. 결국 대만의 첫 화살이 9점이 아닌 10점으로 조정되며 세트를 내주고 아쉬운 은메달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1982년 뉴델리 대회부터 남자 단체전 8연패를 했던 한국은 4년 전 인천 대회 때 처음으로 금메달을 내준 데 이어 2회 연속 금메달이 무산됐다. 이제는 평준화된 양궁의 경기력을 다시 한번 느끼는 경기였다.
맏형 오진혁은 “준비 잘했는데 다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면서 “바람이 이유일 수 있지만 핑계다. 그냥 우리가 부족했다. 상대가 우리보다 더 좋은 경기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결과가 나왔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예전부터 (양궁이 평준화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는 오진혁은 “대만의 화살이 9점이 되길 바랐다. 그런데 그것마저도 요행을 바라는 거다. 우리가 완벽하게 경기했다면 요행을 바랄 필요가 없었다”며 간발의 차로 패한 결승 경기의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비록 단체전 우승은 무산됐지만 28일 열릴 개인전은 김우진과 이우석이 나란히 결승에 올라 한국 양궁의 자존심을 살릴 기회를 이어갔다.
“많은 것을 준비했는데 (내가) 경기 초반에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 선수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아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였던 김우진은 “내일은 이우석 선수와 오늘보다 좋은 경기, 멋진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혼성전 8강 탈락에 이어 단체전 은메달로 연거푸 아쉬움을 달래야 했던 이우석 역시 “열심히 했기 때문에 조금은 아쉬워도 후회가 남지는 않는다”면서 “여태까지 해왔던 것의 100%는 아니라도 최소 90%는 보여주겠다”고 분명한 금메달의 각오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