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서 대한적십자사(한적) 회장은 25일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진행 중인 금강산이산가족면회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용일 북측 단장과 21차 행사와 같은 방식의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열어 올해 안에 한 번 더 하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규모는 대강 현재와 비슷한 규모로 한다"며 "구체적인 날짜 등은 국장급 실무회담에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또 박 회장은 "제 생각에는 연내에 한다고 했지만, 날씨 등을 고려할 때 잘 되면 10월말 쯤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고령인 이산가족들의 건강을 고려해 추위가 오기 전에 상봉행사를 진행하는 쪽으로 남북이 의견을 모으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 회장은 남북이 추가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열어야 할 필요성에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룬 상태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해에 이산가족 3~4000명이 세상을 떠난다. 아마 앞으로 7~10년이면 이산가족 상봉이 이런 형태로는 어렵다"며 "인도주의에 입각한 협력사업을 추진하는 사람으로서 이산가족 상봉에 가장 우선순위를 두고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북측 박 단장과 생사확인과 정례 만남, 화상상봉, 고향방문단 등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제반 여건이 허락되면 고향방문단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 하자는데 긍정적 협의를 이뤘다"고 소개했다.
다만, 박 회장은 금강산 면회소를 지금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직접적인 고향방문은 장기 과제로 남겨둔 셈이다.
실제 북측 박용일 단장은 협의 과정에서 구체적 언급을 피한 채 '앞으로 협의할 일'이라는 수준의 원론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 회장은 이번 상봉행사에 대해 "가족이 같은 방에서 공동식사를 한다든지 어르신들이 버스에 탑승한 채 세관 검사를 받는 등 성의 있는 (북측과) 협조 관계가 (잘) 이뤄졌다"며 "판문점선언 이후 첫 번째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북측의 성의있는 협조로 성공적으로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