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1회를 맞은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2018, 시댄스2018)가 확 달라졌다. 그간의 활동 방향과는 달리 새로운 시도를 진행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정치·사회 이슈에 대해 발언하는 점이다.
24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종호 예술감독은 "날로 향상하는 한국의 국제적 지위에 비해 글로벌 이슈에 대한 우리 한국인들의 반응은 다소 둔한 것 같다"며, "더 이상은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게 개인적인 신념이다"고 밝혔다.
올해 '시댄스'는 '난민·이주민 특집'을 준비했다.
한국은 동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2012년 난민법을 제정하고 이듬해 7월부터 시행했다. 그러나 2017년 12월 31일 기준으로 난민 신청자는 9557명인데, 수용률은 약 4%대에 불과하다. 이는 난민협약국가의 평균인 38%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이다.
가깝게 다가온 문제이나, 대부분 이를 실감하지 못한 게 현실이다. 그나마 최근 제주도 예멘 난민 문제가 이슈화 된 이후에야 비로소 관심을 받고 있다.
이종호 예술감독은 "난민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식의 찬반 문제를 이야기하는 건 아니다"며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싶다. 사람과 삶에 대한 예술가들의 관심과 시선은 언제나 시대적 화두를 던지곤 했다"고 설명했다.
'난민·이주민'과 관련해서는 총 8개 작품이 오른다. 해외 작품이 6개, 한국과 프랑스 합작 품이 1개, 한국 작품이 1개이다.
윤성은은 "난민들의 이야기를 가짜로 만들거나, 내 생각대로 추상적으로 하고 싶지 않아 직접 난민을 섭외했다"며 "그들의 목소리에 직접 귀 기울이고, 피부로 느끼며, 마음으로 나누고자 한다"고 했다.
개막공연은 '난파선-멸종생물 목록'으로, 역시 난민 이슈를 다룬다. 2018년 유럽댄스플랫폼 에어로웨이브즈가 '올해의 안무가'로 선정한 젊은 안무가 피에트로 마룰로가 참여했다.
폐막공연은 '댄서의 순정, 두 번째 이야기'(이광석, 박소정, 조정희, 복미경)이다.
'댄서의 순정'은 나이가 들면 무대활동이 뜸해지는 무용계의 관행에 저항하기라도 하듯 꿋꿋하게 왕성한 활동을 하는 댄서를 조명하는 기획 프로젝트이다. 2014년 처음 선보인 바 있다.
'시댄스2018'은 10월 1일부터 19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 KOCCA 콘텐츠문화광장에서 열린다.
유럽, 아프리카, 중남미, 중동, 아시아 26개국 60개 단체 53개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난민 특집' 이외에 최고 수준의 명성과 규모를 자랑하는 무용단이 참여한 '댄스 프리미엄', 신진 및 중견 안무가들의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무대를 만날 수 있는 '댄스 모자이크' 등으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