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질문처럼 들리겠지만, 현실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일본 도쿄에 사는 콘도 아키히토(35) 씨는 오는 11월 AI 홀로그램 '하츠네 미쿠'와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하츠네 미쿠는 일본의 한 홀로그램 AI 제작 업체가 만든 제품으로, 내장 카메라와 인체 감지 센서가 장착돼 실제 사람과 대화하거나 교감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제품이다.
중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중국의 AI 전문가 정 쟈쟈(31) 씨는 지난 4월 항저우 근교에서 자신이 만든 AI 잉잉(Ying Ying)과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에서 잉잉은 중국 전통에 따라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머리에 빨간 스카프를 둘렀다.
인간과 로봇의 사랑은 서양에서도 볼 수 있는 현상(?)이다.
프랑스 여성 릴리는 2016년 자신이 3D 프린터로 제작한 로봇 임무바타(Immovator)와 약혼 상태라는 사실을 알렸다.
당시 그녀는 자신을 '로보섹슈얼'이라 칭하며 프랑스에서 사람과 로봇 간의 결혼이 법적으로 허용되면 바로 결혼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학계에서는 릴리가 2050년쯤에는 임무바타와 결혼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공지능 전문가 데이비드 레비 박사는 2016년 영국 런던 골드스미스대에서 열린 '로봇과 사랑'을 주제로 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반려 로봇과 배우자 로봇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면서 "인간과 로봇 간 결혼도 2050년쯤 합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싱가포르 혼합현실연구소의 애드리언 척 교수도 미 온라인 매체 쿼츠와의 인터뷰에서 "인간과 로봇의 결혼이 터무니없다 여겨질지 모른다. 하지만 35년 전에 동성결혼도 그렇게 여겨졌다"며 레비 박사의 의견에 동조했다.
하지만 인간과 로봇의 결혼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노스 스위스 대학에서 기계 윤리를 연구하는 올리버 벤델 교수는 "결혼은 인간 간 일종의 계약이다. 이것은 상호 간 권리와 의무를 규제한다. 언젠가, 로봇이 이 같은 의무와 권리를 갖게 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걸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