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승배 (한국기상산업협회 본부장)
한반도 내륙에 지금 태풍 솔릭이 상륙을 했습니다. 최강 태풍이 될 거다. 보통은 내륙으로 북상을 하면 약화되기 마련이지만 이번 태풍은 그러지 않을 것이다라고 기상 전문가들이 거의 한입으로 이야기를 했는데 바다에 있을 때와는 달리 지금 세기가 약해졌습니다. 규모도 소형급이 됐습니다. 일단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단단히 대비하셔야 되는 건 맞고요. 피해도 예상보다 적어서 참 다행입니다마는 궁금증은 좀 남습니다. 왜 기상청을 비롯한 대부분 전문가들 예측이 엇나가게 된 건지. 이렇게 되면 올여름 태풍은 끝이 난 건지 궁금증 풀고 가죠. 한국기상산업협회 김승배 본부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승배 본부장님, 안녕하세요?
◆ 김승배>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일단 태풍 솔릭. 지금 충주쯤에 있다고요?
◆ 김승배> 충주 또 보은. 지금 태풍의 눈이 내륙에 온 뒤에는 중심 잡기가 참 어려운 형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거기가 충주인지 보은인지 이런 건 거기서 거기라고 보는데요.
◇ 김현정> 잠깐만요. 저도 지금 사실은 기상청 레이더를 조금 전에 보고 들어왔어요. 그런데 어제만 해도 굉장히 단단해 보이던 태풍이 지금은 막 좀 흩어져 있더라고요. 약화됐다는 소리인 거죠, 그게?
◆ 김승배> 그렇죠. 태풍의 일반적인 특성이 그대로 다 드러나고 있는데요. 바다 위를 지나던 태풍이 육상에 상륙하게 되면 마찰력을 받게 되고 그런 형태로 비구름들이 흩어지는 그런 전향적인 육지 상륙 후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 김현정> 다행입니다. 태풍이 굉장히 강할 거다, 이거 난리 났다라고 했었는데 약화가 돼서 일단은 다행입니다마는 궁금은 해요. 역대급 폭염이 역대급 태풍을 가져왔다라고 했던 것이 어떻게 이렇게 약화가 됐나요?
◆ 김승배> 사실은 정확히 말하면 폭염 때문에 이 태풍이 온 거는 결코 아니거든요. 폭염으로 시달리다가 폭염 끝에 이제 태풍이 온다. 이런 의미 같은데요. 이 태풍이 상당히 강했던 건 틀림이 없습니다. 중심 부근의 기압이 950hPa. 그러니까 강도가 강한. 크기는 대형은 아닌 그런 태풍이었는데, 이 태풍이 제주도에 나타난 기록을 보면 어마어마합니다. 1000mm 이상의 비를 내렸고 초속 62m의 강풍을 기록을 했거든요. 이때까지만 해도 강했는데 제가 보기에는 이 태풍이 제주도 서쪽을 지나면서 태풍의 어떤 반경이 한라산이 있는 제주도를 스치면서 힘을 많이 그쪽에 쏟았다고 보고 그 뒤부터 이 태풍이 흐트러지기 시작한다고 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제주도에서 예상보다 오랜 시간 머물면서 거기서 에너지를 많이 쏟아냈다?
◆ 김승배> 제주도에서 오래 머물지는 않았어요. 정상적인 속도로 제주는 지났습니다. 그래서 목포 앞바다 쪽에서 전향을 하면서 시속 4km. 사람이 걸어가는 속도로 이동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태풍이 제주도를 지나면서 한번 어떤 흔들림을 당했고 또 전향한 시점에서 이 태풍이 우리나라 전남 남해안 쪽으로 접근했지 않습니까? 그러면 벌써 반절 이상은 내륙에 이미 걸쳤단 말이거든요.
그러면서 태풍으로서는 아까 말했듯이 원래 이론상 육지에 태풍이 걸치게 되면 바다와는 다른 그런 현상이죠. 마찰력, 산 이런 거에 부딪히기 때문에 그래서 예상보다 약해지고 바람이 그다지 강하지 않은. 수도권에서는 별로 강하지 않고 또 비가 그렇게 내리지도 않았거든요. 그런 원인을 사후적으로 분석해 볼 때 제주도에 힘을 많이 쏟았고 전향할 때 반절은 걸치면서 그랬구나. 이렇게 분석을 하는 것이죠.
◇ 김현정> 정리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제주도에서 힘을 너무 많이 뺐고. 물론 다행입니다. 제주도에서 피해가 굉장히 컸기 때문에 내륙도 그럴 거라고 예상을 했는데 방향을 틀면서 마치 우리가 달리기하다가도 방향을 틀게 되면 좀 속도가 줄어들잖아요. 힘이 빠지잖아요. 그런 식으로 방향을 두어번 틀면서 힘이 빠졌다 그 말씀. 그러면 앞으로의 진로. 약화되기는 했지만 지금도 비를 뿌리고 있거든요. 곳에 따라서는 좀 많이 내리는 곳도 있고. 완전히 사라지는 건 언제입니까?
◆ 김승배> 지금 우리나라 동해안으로 빠져나갈 시점이 오늘 낮 한 12시 정도 예상이 되거든요. 그러니까 이 태풍은 거의 쇠퇴기에 들어갔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태풍을 태풍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중심 부분에서 초속 17m 이상의 바람을 지금 내고 있기 때문에 그렇거든요. 효자 태풍 이런 말들을 썼는데 제발 비가 알맞게 내리고 물러나주기를 바라는 그런 마음들이 간절히 있었는데 그게 어떤 결과론적으로 나타나기도 했는데 사실은 태풍에 대한 어떤 만반의 철저한 준비. 그다음에 이런 것들이 다 작용을 해서 피해는 줄이고 이런 현상으로 저는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게 19호였어요. 20호 태풍 시마론은 일본 쪽으로 아예 빠져나갔고 9월 중에 오는 태풍이 또 있습니까?
◆ 김승배> 그렇습니다. 지금 이 태풍이 지나고 난 뒤에도 무더위는 꺾이지 않을 것 같거든요. 그 원인이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떤 곳에 따라서는 밤에 열대야도 나타나고. 여름 내내 한반도 상하층을 덮고 있던 거대한 열덩어리를 태풍이 와서 완전히 식혀주지는 못할 것으로 보이거든요.
이 더위가 완전히 물러나려면 공기가 바뀌어야 합니다. 저 북쪽에서 새로운 공기가 내려와야 하는데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닌 것 같고요. 그래서 32-33도 되는 더위는 당분간 이어진다. 태풍이 앞으로 또 생길 텐데 그렇게 되면 지금과 같은 진로를 밟는 그런 태풍 접근이 한두 개 정도 또 있을 가능성이 남아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사실은 우리가 이게 역대급 태풍이 될 거라고 했던 이유는 수온이 한 28도 된다, 서해안이. 그래서 아주 이례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태풍도 이례적일 것이다라고 한 건데 그럼 수온은 영향을 결과적으로 못 끼친 거예요?
◆ 김승배> 아니요. 그런 수온 덕분에 오면서 강한 태풍 힘을 가지고 올라왔고요. 우리나라 서해상 부근의 온도가 최근에 조금 약간 낮아지는 추세에 들어섰거든요. 제주도 남쪽 바다보다는 서해상 부근의 바닷물의 온도가 낮았거든요. 그런 것들이 다 태풍의 어떤 힘이 약하게 된 것에 영향을 미쳤고. 이 날씨 현상은 어느 한 가지 현상만으로는 규명하기는 어렵거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물론 우리 김승배 본부장은 기상청 분 아닙니다. 지금 청취자들이, 기상청 예보가 물론 태풍이 무사히 이렇게 지나간 게 다행이기는 하지만 틀렸다는 점에 대해서는 많이들 지금 지적을 하고 계신데요.
◆ 김승배> 그런데요. 재난 측면에서 보면 뭘 틀렸다 맞다라는 개념으로 보면 어떤 큰 피해를 예방할 수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그런 가능성이 있는 충분한 태풍으로 보면서 계속 예보를 했고 그랬거든요. 아까 말했듯이 세력이 약해져서 다행히 바람이 약해지고 비가 넘치지 않게 온 것 자체를 다행이다. 누군가 보우하사, 이렇게 생각해 주면. 그게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재난 그리고 인명 피해를 줄이자는 것이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피해가 줄어서 다행이고요. 다만 기상청이 틀린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보니까 이런 문자가 오고 있다는 건 아실 거예요. 여기까지 고맙습니다.
◆ 김승배> 네.
◇ 김현정> 한국기상산업협회 김승배 본부장이었습니다. (속기 = 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