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권주자들 "불법 선거운동" 비난전…막판까지 '이전투구'

송영길·김진표·이해찬 일제히 서로 향해 "네거티브·마타도어" 비난
제기된 의혹엔 "사실관계 확인 중" "지지자의 자발행위"라며 책임 회피
비전·정책 상실에 컨벤션 효과 없어

이해찬 후보,김진표 후보,송영길 후보(사진=황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서로 상대 진영의 불법 선거 운동 의혹을 폭로하는 등 이전투구 양상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이해찬 후보 측은 23일 이치범 선거대책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송영길 후보 측이 이종걸, 김영주, 김성환 등 현역 의원의 이름을 넣어 자신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대량 유포했다며 "마타도어 불법 선거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후보 측이 공개한 문자에는 '더 젊고 유능한 민주당을 위해, 지금 꼭 필요한 코드'라는 내용과 함께 현역의원과 송 후보의 이름을 묶은 'OOO-송영길 코드'라는 제목이 달려 있다.


이에 송 후보 측 공보팀은 성명을 통해 "이미 이해찬 캠프와 관련돼 있는 문자가 돌아다니고 있음을 인지했으나 당내 선거이고 축제가 돼야 한다는 일념으로 지적을 자제했는데 오늘 이 후보 측 성명은 선을 넘었다"며 이 후보 측이 배포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자를 공개해 맞불을 놨다.

공개된 문자에는 '당대표는 이해찬의원, 최고위원은 1인 2표이므로 OOO의원을 부탁한다'는 내용과 함께 발신자 명의로 도의원과 시의원 등 다수의 이름이 적혀 있다.

송 후보 측은 "이 문자는 경기도와 경남에 뿌려진 것으로 이를 받은 권리당원은 무언의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이해찬 캠프는 다른 후보를 몰아세우기 전에 본인들 행적을 먼저 되돌아보고 남의 눈의 티끌을 비난하기 전에 자기 눈에 있는 들보를 보시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위법성 문자 논쟁에는 김진표 후보 측도 뛰어들어 공세에 나섰다.

김 후보 측 대변인단은 논평을 통해 "이 후보 측이 청년당원 부풀리기 지지선언으로 물의를 빚은 것도 모자라 대의원 명단을 불법적으로 다른 이에게 넘겨 상대후보 흠집내기에 골몰하고 있다"며 이 후보 측 캠프 지도위원이라고 자신을 밝힌 이정주라는 사람이 네거티브 문자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 측이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이씨는 2007년 대선 당시 이해찬 대선 경선대책위원회 조직총괄본부 특보라는 명함과 이번 캠프 지도위원이라는 명함을 첨부한 문자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김 후보 측은 "문자를 받은 대의원이 직접 통화해 확인한 결과 이씨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임이 확인됐다"며 "이 후보 캠프가 당에서 제출받은 대의원명부를 불법적으로 이용해 문자를 보낸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는 매우 엄중한 사태"라고 비난했다.

관련한 사실관계를 묻는 CBS노컷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각 후보 진영은 자신들에게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는 중"이라거나 "후보를 지지하는 지지자가 막판이 되자 선거운동을 과열되게 한 것"이라는 등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상대 후보 진영에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당내 선거에서 이렇게 까지 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네거티브이자 마타도어가 많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로 예정됐다가 세 후보 측의 합의로 취소된 TV토론회와 관련해서도 이 후보 측은 "태풍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장들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취소가 당연하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김 후보 측은 "상황도 살피지 않고 전날인 22일 관련 논의가 나오자 바로 토론회 취소를 주장했다"며 이 후보 측이 즉흥적이었다고 비난에 나섰다.

송 후보 측은 "이번 주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었기에 TV토론회를 하고 싶었지만 두 후보가 모두 '태풍'을 이유로 삼으니 반대할 수가 없었다"며 두 후보의 결정을 싸잡아 비판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전당대회를 치르면 컨벤션 효과 등으로 인해 당 지지율이 오르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아 안타깝다"며 "민감한 현안들이 많고 흥행에도 실패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 후보들이 보다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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