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감독이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설 20명 명단을 발표하면서 황의조(감바 오사카)를 와일드카드에 포함시키자 논란이 커졌다. 프랑스에서 뛰는 석현준(스타드 드 랭스) 등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인맥 축구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황의조가 김학범 감독의 성남 시절 제자였기 때문이다.
김학범 감독이 직접 "황의조는 현재 컨디션이 매우 좋다. 석현준을 뽑지 않고 황의조를 뽑느냐는 목소리도 있는데 현재 컨디션을 가장 큰 기준으로 선발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비난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다.
황의조는 올해 일본 J리그에서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었다.
감바 오사카 유니폼을 입고 J리그 9골을 포함해 총 14골을 넣었다. 강등권에 머물던 감바 오사카는 황의조 차출을 막고 싶었다. 하지만 야후 재팬에 따르면 김학범 감독이 구단을 만나 설득했다. 다른 의미의 인맥 축구였던 셈.
황의조의 대표팀 합류 후에도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황의조는 스스로 논란을 이겨내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대표팀 합류 후 인터뷰를 통해 "골을 많이 넣고 싶다. 그리고 제 득점으로 인해 팀도 좋은 결과를 거뒀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렇게 시작된 아시안게임. 황의조를 향한 인맥 축구 논란은 더 이상 없다. 연일 골 퍼레이드를 펼치며 스스로 논란을 잠재웠다.
황의조는 23일 열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이란과 16강에서 전반 40분 선제골을 넣으면서 한국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8강에 오른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 4강 진출을 놓고 다툰다.
황의조는 바레인전 해트트릭을 포함해 말레이시아전과 이란과 16강에서 1골씩을 터뜨렸다. 한국이 넣은 10골 중 5골을 황의조가 넣었다. 황의조가 없었다면 8강도 장담할 수 없었다는 의미다.
황의조는 담담했다.
황의조는 "내가 아니어도 (이)승우가 골을 넣은 것처럼 (황)희찬이, (나)상호, (손)흥민이 등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득점왕 이야기보다는 팀이 승리하는데 일조하고 싶다. 득점하면서 컨디션도 올라오고 있지만, 팀이 한 계단 한 계단 올라서는 것이 더 좋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내 골도 있지만, 선수들이 잘 막아줘서 승리할 수 있었다. 많이 고맙다. 수비수들이 미팅도 많이 하고, 실점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공격수들은 기회가 왔을 때 골을 넣는 것이 보답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감독님은 멀리 보지 말고, 가까이 있는 경기부터 그 경기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임하라고 했다. 선수들 모두 중요성을 아니까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더 이상 논란은 무의미하다.
김학범 감독이 쓴 황의조라는 와일드카드는 성공이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부터 뽑기 시작한 와일드카드 가운데 가장 골을 많이 넣었다.
2002년에는 공격수를 뽑지 않았다. 골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이천수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김신욱(전북)은 1골이 전부였다. 황의조는 16강까지 기록으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박주영(서울)의 4골을 넘어섰다.
역대 아시안게임 득점 랭킹에서도 서정원, 최순호, 최정민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6골 공동 3위 박주영, 성낙운, 오석재, 7골 2위 최용수도 가시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