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측 이산가족들은 23일 오후 2시쯤 강원 속초시 한화리조트 집결지에 도착해 지난 1차 상봉행사 때와 마찬가지로 방북교육과 건강검진 등 등록절차를 밟았다.
의약품, 의류, 식량 등 양손 가득 선물 보따리를 들고 접수처로 들어온 우리 측 가족들은 벌써부터 가족들을 만나 전해줄 생각에 들떠 있었다.
북측의 오빠 임기산(88)씨를 만나러 간다는 여동생 임육례(74) 할머니는 진라면 2박스, 초코파이 1박스, 짜파게티 2박스 등을 잔뜩 가져와 눈길을 끌었다.
임 할머니는 "6살 때 헤어진 오빠를 만날 생각을 하며 식량을 골고루 챙겼다"면서 "죽은 줄로만 생각한 오빠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콩닥콩닥한다"며 기뻐했다.
전쟁통에 헤어진 형님 장운봉(86)씨를 만나러 간다는 장구봉(82) 할아버지는 "형님이 죽었는줄 알고 사망신고를 했는데 이렇게 만날 수 있다니 그저 살아줘서 감사한 마음뿐"이라며 "장운봉!!! 여기 동생이 왔어!!!"라고 크게 외치며 감격스러워 했다.
이어 "태풍이 와서 길이 끊어져도 헤엄을 치고 날아가서라도 형님을 만나러 가겠다"는 간절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북측의 오빠 이인우(88)씨를 만나러 간다는 이정자(72) 할머니는 "오빠를 만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한 달 동안 잠을 못 이뤘다"며 "헤어졌을 당시 4살이어서 오빠 얼굴이 가물가물한데도 엊그제 꿈속에서 오빠가 나타난 것 같다"며 빨리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앞서 1차 상봉행사에 이어 이번 2차에서도 자원봉사자들은 이산가족 상봉자 가족들이 입장할 때마다 박수를 치며 환영했고 거동이 불편한 상봉자 가족들을 부축하며 안내를 도왔다.
바로 옆에서는 의료진들이 방문단들의 혈압과 맥박 등 건강검진을 진행했다.
대신 인터뷰에 나선 강순녀(84) 할머니는 "우리 언니(강정욱)가 하는 말이 동생(강정화)을 만나면 제주도 말로 '오라 집에 가게(같이 제주도에 가자)'라고 말할 거라고 했다"면서 "그저 눈물만 난다"며 벌써부터 헤어질 생각에 눈물을 훔쳤다.
우리 측 방문단은 애초 83명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2명이 건강 등의 이유로 빠지면서 모두 81명이 속초 한화리조트에 모여 방북 절차를 마쳤다.
2회차(8.24~26) 이산가족 방문단 규모는 우리 측 방문단과 동행 가족을 포함해 모두 326명이다.
2차 상봉단은 태풍으로 일정이 변동이 되지 않는다면 동행 가족과 함께 오는 24일 오전 8시 50분 버스를 타고 출발한다.
이어 오후 1시쯤 금강산 현지에 도착한 뒤 오후 3시부터 금강산면회소에서 단체상봉을 시작으로 2박 3일 간의 일정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