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160억 달러어치 보복관세 주고받기…무역전쟁 2라운드

양국 대표들 워싱턴에서 무역협상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 160억 달러어치 중국 상품에 25% 관세 부과 시작, 중국도 같은 규모로 맞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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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추가로 160억 달러 규모의 상대국 제품에 대해 고율 관세 부과를 시작하면서 잠시 주춤하는 듯 했던 양국 무역전쟁이 본격적인 2라운드에 돌입했다.

미국은 23일(현지시간)부터 16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가 이달 초 무역법 301조를 적용해 관세부과를 예고했던 160억달러 규모의 제품, 279개 품목에 대해 관세 부과를 진행한 것이다.

279개 품목에는 USTR이 중국의 첨단 제조업 육성정책인 '중국제조 2025' 수혜 품목으로 지목해온 반도체와 관련 장비, 전자, 화학, 플라스틱, 철도장비 등이 포함됐다. 이로써 트럼프 행정부가 25% 고율 관세를 부과한 중국산 제품은 모두 1천97개 품목 500억달러 규모로 늘어났다. 미국은 지난달 6일 이미 340억 달러어치의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해 오고 있다.

미국이 예고한 대로 관세 부과를 실시하자 중국도 예고한 대로 즉각 보복에 나섰다.

중국은 미국이 관세 부과에 돌입하자 곧바로 16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25%의 보복관세 부과를 시작했다.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12시 1분(현지시간) 담화를 내고 "중국은 이(미국의 보복관세)에 결연히 반대하며 부득이 계속해서 필요한 반격을 할 수밖에 없다"고 보복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이어 이번 관세 부과조치에 대해 “이는 명백히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WTO 분쟁조정기구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 공고에 따라 중국 정부가 이날 12시 1분(현지시간)부터 16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25% 추가 관세부과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미국이 관세를 부과할 때마다 ‘같은 강도와 규모’로 반격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워 왔다.

하지만 중국의 대미수출(2017년 5천56억달러)이 미국의 대중 수출액(1천304억달러)보다 훨씬 규모가 큰 상황이어서 관세전쟁이 확전할수록 중국이 뽑아들 카드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관세부과는 22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워싱턴에서 미국과 중국의 차관급 4차 무역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뤄져 관심을 끌고 있다. 4차 무역협상은 왕서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과 데이비드 멀패스 미국 재무부 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양국이 본격적인 무역전쟁 2라운드에 돌입한 만큼 워싱턴 협상에서 양국이 어떤 카드를 주고받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협상 담당자의 직급이 이전 협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에서 이번 협상을 통해 구체적인 결과가 도출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예상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번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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