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조선소 완연한 회복국면…문제는 중형조선소"

[인터뷰] 박영호 교수 (창원대 조선해양공학과)
대우조선,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빅3' 세계수주 1위 회복
대형선박, 고부가가치 선박에서 우월...중국 쉽게 못따라와
정책금융기관 STX, 성동조선 등 중형조선소 RG 발급 거부
RG발급 거부는 정부의 중형조선소 회생의지 떨어지고 있는 것
중형 포기하면 중국이 독점…대형선박시장까지 빠르게 따라잡힐 것

■ 방송 : 경남CBS<시사포커스 경남> (창원 FM 106.9MHz, 진주 94.1MHz)
■ 제작 : 손성경 PD
■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국장)
■ 대담 : 박영호(창원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사진=자료사진)
◇김효영> 우리나라 대형조선소 빅3가 수주 세계 1위를 회복했다는 뉴스가 전해졌습니다. 이제 정말 조선업이 바닥을 친 것인지, 중소형 조선소는 여전히 어려운데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전문가의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창원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박영호 교수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영호> 네, 안녕하세요.

◇김효영> 일단 대형조선소에는 훈풍이 불고 있다. 이렇게 봐도 됩니까?

◆박영호> 네, 맞습니다. 2018년 올해와 작년을 보면 조선업황이 선진국 발 경기회복에 따른 글로벌 물동량 증가와 국제유가가 저점대비 많이 상승을 했고요. 그 다음에 오랫동안에 선박불황으로 인해서 공급과잉이 많이 해소가 되었습니다. 또한 국제환경규제가 많이 강화되고 있고 실행되고 있는데요. 이런 이유로 미약하나마 완연한 회복국면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효영> 우리나라 대형조선소들이 가장 큰 장점을 가지고 있는 선박분야는 어떤 겁니까?

◆박영호> 현재 우리나라가 중국대비 결국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대형선박과 고부가가치 선박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대형컨테이너선과 초대형원유운반선, 그 다음에 초대형컨테이너선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최근에 발주물량이 이런 부분에 치중되어 있어서 결국은 우리 대형 3사가 전세계 발주물량의 대다수를 차지해서 현재 수주 1위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효영> 그 기술은 중국이 쉽게 못 따라오고 있다?

◆박영호> 네.

◇김효영> 그러면 대형조선소는 다행히 잘 굴러갈 것 같습니다. 문제는, 그보다 규모가 작은 중형 조선소 아니겠습니까?

◆박영호> 네, 맞습니다.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 STX는 지금 회생절차를 밟고 있지만 그래도 RG발급도 못 받고 있고, 성동조선해양은 법정관리 상태에서 지금 매각절차를 밟고 있는데요. 영업을 해서 선박을 수주해오더라도 RG발급을 못 받게 되면 배를 지을수가 없거든요.

◇김효영> RG발급은 선수금 환급보증. 금융권에서 보증을 서줘야 되는데 안 해주고 있다?

◆박영호> 네. 정책금융기관인 수출입은행이나 산업은행이 대형선, 대형사 위주로 해주고 있고, 중소조선소에는 지금 현재 전혀 해주지 않고 있기 때문에 아예 영업을 포기하고 있는 상황인거죠. 그래서 중형선박시장도 과거대비 좀 더 회복국면에 있긴 하지만 저희 중형조선소, 지금 어려움에 위치하고 있는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 등에 중형, 중견조선소들은 전혀 그 혜택을 못 받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김효영> 중형, 중견조선소의 중국과의 경쟁구도는 어떻습니까?

◆박영호> 안타깝게도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한국은 중국대비 임금이 높은 상태이고요. 중국과 아주 치열한 경쟁에 있어서 어려움에 있습니다.

◇김효영> 그렇군요. 중형조선소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뚜렷한 장점이 없다. 그렇다면 계속해서 한국조선업은 양극화 현상이 빚어질 수밖에 없겠군요.


◆박영호> 네. 지금과 같이 발주물량자체가 여러종류의 선박에서 충분한 양이 아닐 경우에서는 어려움이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김효영> 그럴수록, 중형조선소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면, RG발급은 우리나라 정책금융기관들이 해줘야 되는 것 아닙니까?

◆박영호> 네, 맞습니다. 만약에 중형조선소를 살리려는 의지가 있다면 RG발급은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조선소가 배를 안 만들고 어떻게 자생할 수 있겠습니까? 따라서 회생시킬 의지가 있거나 결국은 중형조선소의 선박시장을 성장시킬 의지가 있다면 RG발급을 저는 필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효영> 그럼, 정부는 중형조선소를 포기하는 것으로 가는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되는데요.

◆박영호> 네. 저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제가 알고 있지는 않지만 현재 정부가 RG발급을 안 해주는 것을 보면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형조선소들에 대한 회생의지가 떨어지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김효영> 중형조선소에 대한 교수님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박영호> 예. 저도 고민이 지금 많이 되는 편인데요. 제 생각은, 조선시장이 지금까지 십 몇 년 동안 불황이었기 때문에 앞으로는 시장이 불황보다는 호황으로 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따라서 중형조선선박도 없어지는 시장은 아닙니다. 열릴 가능성이 있고요. 따라서 우리나라가 대형조선소만 치중하는 것 보다는 중형선박이나 소형선박까지 전부다 기술을 확보하거나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부분이 아주 오랫동안 조선산업 전체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그러한 방안이라고 생각되거든요.

만약에 우리가 중형조선 시장을 포기하게 된다면 아마 중국이 그 부분을 전부다 독점하게 될 것이고요. 그렇게 된다면 중형 선박시장을 발판으로 삼아 추후 대형선박시장까지 우리 기술력을 따라오는 시간이 훨씬 더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봐요. 따라서 우리가 중형선박시장과 소형선박시장이라는 시장을 반드시 갖고 있어야 될 이유라고 생각이 되고요. 그래야 전체 조선산업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효영> 정부입장에서는 모든 조선소를 다 살려서 가면 좋겠지만, 어려운 결정이겠군요.

◆박영호> 네. 정부도 지금 조선산업이 바닥을 치고 있다고 말은 하고 있지만 그것도 사실 미중무역전쟁이라든지 불확실성도 남아있고요. 다양한 부분에서 걱정을 하고 있을 것 같은데요. 그래도 중형조선소에 앞으로 멀지 않아 시장이 다시 바닥을 칠 것이라는 것이 더 가능성이 높은 부분이니까 RG발급을 통해서 최소한의 회사에 그 기본기능은 좀 살아있게 해줬으면 하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김효영> 문제는 인적 구조조정입니다. 성동조선도 그렇고, STX도 그렇고. 어떻게 보십니까?

◆박영호> 참 어려운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당장 회사가 가용자금이 거의 없을 정도로 돈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러한 인력들을 갖고 있는 것도 어려울 것 같고요. 그렇지만 조선소가 배를 만들려면 사람이 다거든요. 그런데 사람을 없앤 상태에서 조선소의 과연 존재이유와 존재가치가 있느냐. 그 부분도 또 고민이기 때문에 머리를 맞대고 좋은 방안을 도출해야 될 것 같습니다.

◇김효영> 딜레마군요. 교수님도 답변하시기가 어려운 게 느껴집니다. 경남의 경우 제조업을 근간으로 해서 먹고사는 곳이고, 또 그 제조업의 핵심은 조선업입니다.

◆박영호> 네, 맞습니다.

◇김효영> 지금 창원과 거제를 중심으로 집값도 떨어지고 말이죠. 가게들 장사도 안 되고 그렇습니다. 그럼 교수님 말씀대로 조선업이 회복이 된다면 지역경기도 좀 살아난다고 볼 수 있겠고요.

◆박영호> 아, 그럼요. 저는 경남의 산업비중이 조선해양산업이 가장 높거든요. 따라서 조선해양산업이 만약에 바닥을 치고 또 점점 호황해간다면 지역경제도 많이 좋아질 것 같고 그에 따라서 도민의 경제적 여건도 많이 향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효영> 그렇다면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인가? 김경수 지사도 제조업 활성화를 첫번째로 꼽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지사가 배 수주를 하러 다닐 수는 없는 것 아니에요? 또 특정 기업에다 세금을 지원할 수도 없을 것이고. 어떤 지원이 가능할까요?

◆박영호> 결국은 도지사 중심으로 우리 도와 창원에 제조업 중심의 산업을 고도화시키기 위한 전략을 잘 세워서, 중앙정부의 지원을 같이 도출해나간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결국은 그 중심에 도내에 제조업을 고도화시키는데 도가 핵심역할을 해야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효영> 알겠습니다. 오늘 인터뷰에서 대형조선소에서는 희망을 보았지만, 중형조선소는 큰 고민을 안았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박영호> 네, 감사합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