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고용 부진이 양극화를 가속화시키고 있어, 저소득층 소득 상향을 내건 소득주도성장과 J노믹스의 실효성 논쟁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조사 소득부문' 통계를 보면, 2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명목소득은 453만 1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4.2% 증가했다. 실질소득도 2.7% 늘어 3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같은 소득 증가세는 지난해 2분기의 0.9%나 지난 1분기의 3.7%를 웃도는 수치로, 2014년 1분기의 5.0% 이후 17분기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하지만 구체적 내역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심각하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32만 5천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7.6% 감소했다.
하위 20~40%인 2분위 가구 역시 280만원으로 같은 기간 2.1%, 40~60%인 3분위는 394만 2300원으로 0.1% 각각 감소했다. 전체 가구의 하위 60%가 소득이 줄어든 셈이다.
1분위에선 가구주가 고용시장에서 탈락한 가구가, 2분위에선 가구주가 고용을 유지하고 있지만 배우자나 기타 가구원이 탈락하는 가구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취업 인원이 2.1% 줄어든 3분위 경우엔 배우자와 기타가구원의 소득이 증가한 반면, 가구주 소득은 감소했다.
반면 상위 20%인 5분위는 913만 5천원을 기록, 사상 처음 1천만원을 넘겼던 1분기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일년새 10.3% 증가했다. 상위 20~40%인 4분위도 544만 4200원으로 4.9% 증가했다. 5분위와 4분위는 취업 인원수도 각각 5%와 2.5% 증가했다.
전체가구의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은 가구원수 감소 등 영향으로 234만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6.3% 증가했다. 역시 1분위는 85만원으로 0.4% 감소한 반면, 5분위는 444만 3천원으로 10.2% 증가했다.
1분위 경상소득은 132만 1천원으로 3.7% 감소했다. 특히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각각 15.9%와 21.0% 줄어들었다.
저소득층의 소득을 늘리겠다는 소득주도성장에 역행하는 결과인 데다, 영세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등의 사업 운영에도 타격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경제 상황을 반영하듯, 경조사비와 퇴직수당 등 비경상소득은 지난해 2분기보다 94.1%나 감소했다. 그동안 비경상소득으로 분류돼온 '부모 용돈'이 국제기준에 따라 이번부터 사적이전소득으로 옮겨진 영향도 반영됐다.
반면 5분위 경상소득은 지난해 2분기보다 12.4% 증가했다. 5분위는 근로소득과 사업소득도 12.9%와 8.8% 증가했지만, 재산소득은 40%나 증가했다. 이전소득 역시 1분위와 달리 18.8% 증가했다.
2분기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94만 2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5% 증가했다. 가구간 이전지출은 25만 8천원으로 25.4%, 경상조세는 23.7%, 사회보험은 14.6%, 연금은 10.0% 각각 증가했다.
반면 상속세와 취득세, 양도소득세와 과징금 등을 포함한 비경상조세는 같은 기간 52.7% 감소했다.
이번 통계는 가구원 2인 이상인 전국 8천가구를 표본으로 면접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가구주 연령이 60세 이상인 표본 비중은 29.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P 높아졌다. 2분기에 신규 표본으로 진입한 3709가구에 대해선 가중치가 적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