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크 야구 천사' 불모지 라오스의 위대했던 도전

'괜찮아, 잘했어!' 이만수 라오스야구협회 부회장이 22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린 라오스와 스리랑카의 예선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선수를 격려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헐크 야구 천사'의 위대한 첫 도전이 막을 내렸다. 프로야구 초창기 스타 플레이어 출신 이만수 전 SK 감독(60)이 야구 불모지에 뿌린 씨앗이 싹을 틔웠다.

라오스 야구 대표팀은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C)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야구 자격 예선 2차전에서 스리랑카에 10 대 15로 졌다.

전날 태국과 1차전까지 2연패다. 라오스는 3개 팀이 출전한 자격 예선에서 탈락해 본선 진출이 무산됐다.

그래도 두 번째 경기에서 진전된 모습을 보였다. 태국과 첫 경기에서 라오스는 6회 0 대 15 6회 콜드 게임패를 안았다. 그러나 이날은 첫날만큼의 대패는 아니었다. 첫 국제대회 득점까지 냈다.


라오스는 대표적인 야구 불모지로 꼽힌다. 이번이 첫 국제대회 출전이다. 이 전 감독이 SK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2014년 12월 방문하면서 라오스에도 야구라는 종목이 시작됐다. 이 전 감독이 라오스 야구협회 부회장을 맡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면서 4년의 짧은 역사에 아시안게임까지 출전한 것이다.

이만수 라오스야구협회 부회장이 22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린 라오스와 스리랑카의 예선경기에서 박수를 치며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물론 벽은 높았다. 태국도 약체지만 그래도 일본의 지원 속에 40년 넘게 야구를 해왔다. 10배가 넘는 역사의 차이는 콜드 게임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두 번째 경기는 달랐다. 첫 경기를 교훈 삼아 투지를 보였다. 0 대 4로 뒤진 1회말 1사 2, 3루에서 4번 타자 겸 투수인 홉콥 피탁이 좌익수 쪽 2루타로 역사적인 라오스의 국제대회 첫 득점을 이끌었다.

4 대 11로 뒤지던 5회부터는 끈질긴 뒷심도 보였다. 7회까지 연속 득점하며 10 대 11까지 따라붙었다. 다만 막판 흔들리면서 5점 차 패배를 안았다. 그러나 태국전 1안타였던 라오스는 2차전에서 13안타를 뽑아냈다.

당초 이 부회장은 대회 전 "라오스가 1승을 거두면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상의 탈의 세리머니를 하겠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그러나 첫 경기 뒤 2차전에 대해서는 "콜드 게임을 당하지 않고 9회까지 경기를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목표는 이룬 셈이었다.

불모지 라오스에 싹을 틔운 헐크 이만수 부회장의 야구 사랑. 짧았지만 의미있게 첫 국제대회를 마친 라오스의 야구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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