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산가족상봉에서는 북에 두고 온 여동생의 가족을 만난 한 원로 목회자가 포함돼 있어 주목을 끌었습니다.
그리운 이산가족을 상봉하고 다시 기약 없는 이별을 하고 돌아온 최동규 목사 부자를 오요셉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경기도 이천 대포리교회 최동규 원로목사는 이산가족을 마치고 돌아온 날 죽기 전 한 가지 소원을 이루게 됐다며 아직도 상기된 표정입니다.
한국전쟁 당시 북에 두고 온 여동생이 늘 그리웠는데 금강산에서 이뤄진 이번 이산가족상봉에서 여동생의 자녀들, 즉 조카들을 만나고 돌아온 겁니다.
사랑하는 여동생은 20년 전에 숨졌다는 사실이 못내 슬펐지만, 최 원로목사는 그래도 조카를 만난 것으로도 위안이 됐습니다.
최 원로목사는 이산가족 상봉장에서 처음 북쪽의 조카를 만났을 때 어렴풋이나마 여동생의 인상이 살아난 듯 보여 한 순간에 가족임을 알아봤다고 말합니다.
< 최동규 원로목사 / 이천 대포리성결교회 >
“얼굴이 좀 특별하게 생겼고, 특별하게 생기면서도 가족들과 혈육들과 비슷한 점이 있으니깐 빨리 알아봤죠. 알아보는 데는, 확인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죠."
네 차례에 걸친 단체상봉과 개별상봉을 통해 조카로부터 여동생의 얘기를 전해들은 것만으로도 하나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 최동규 원로목사 / 이천 대포리성결교회 >
"(느낌을)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고, 잠깐동안 고향 갈 때 물이 흐르고, 내가 어렸을 때의 자연이 그대로 살아있고, 하나님의 은혜로 이번 이산가족상봉 행사에 참여하게 된 것에 감사하고..."
아버지와 함께 동행한 아들 최장원 목사는 2박3일간의 짧은 만남이 너무 아쉽다며, 상시적인 상봉이 이뤄지도록 남북한이 하루속히 통일되길 희망했습니다.
< 최장원 목사 / 전남 신안 신광성결교회 >
"아버지가 많이 표현을 잘 하시지 않는 편인데 눈물 많이 흘리셨죠. 하루속히 교류와 협력을 통해서 통일로 나아가는 중간적인 단계를, 과정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꿈만 같던 2박 3일간의 이산가족상봉 여정.
기념사진을 함께 찍고 서로의 건강을 걱정하며 헤어진 지 불과 몇 시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하는 안타까움이 다시 원로 목회자의 얼굴에 드리운 듯 합니다. 속초에서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취재 / 최현, 편집 /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