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녹조는 재난…수도권이라면 정권 바뀔 사건"

[인터뷰] 박재현 인제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재난 수준…엄지손톱 크기에 조류 70만 마리
1300만 낙동강 유역민 중 1000만이 마시는 물
수돗물 안전 상당히 우려…정수기 사용해야
4대강 준설의 80%는 낙동강…이전 정부 수문 못 열게 자물쇠
좋은 원수가 좋은 수돗물 돼…정수했으니 안심하라는 건 잘못
녹조문제가 팔당댐에서 발생했다면, 정권이 바뀌었을 문제

■ 방송 : 경남CBS<시사포커스 경남> (창원 FM 106.9MHz, 진주 94.1MHz)
■ 제작 : 손성경 PD
■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국장)
■ 대담 : 박재현 (인제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사진=자료사진)
◇김효영> 낙동강 녹조가 아주 심각합니다. 당연히 이 물을 마시는 영남권 주민들의 입장에선 먹는 물에 대한 불안감이 클 수 밖에 없죠. 마셔도 되나? 이런 걱정을 많이 하십니다. 그래서 오늘 전문가 한분을 모셨습니다. 인재대학교 토목공학과 박재현 교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박재현> 네, 반갑습니다.

◇김효영> 먼저, 청취자들이 궁금해 하시는 '마셔도 되나? 라는 질문. 뭐라고 답변하시겠습니까?

◆박재현> 음...'상당히 우려된다'고 저는 말씀을 드립니다.

◇김효영> 우려된다?

◆박재현> 이런 말 하면 정부에서는 되게 싫어합니다. 저는 그래서 '안심할 수 없다'는 생각이고, 그래서 이런 상황이라면 정수기를 사용하시라고 그렇게 말씀을 드립니다.

◇김효영> 정수기를 사용하라. 그만큼 많이 오염됐고, 그것을 정화하는 과정에서 많은 약품이 투입되기 때문이겠죠?

◆박재현> 네,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정수기 회사에서 뭐 지원을 받고 그런 것은 아닙니다. 하하.

◇김효영> 왜 이렇게 안 좋아졌을까? 4대강 사업으로 보를 세워서 물 흐름을 막았기 때문이다는 주장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이고요. 교수님 생각도 같습니까?

◆박재현> 그렇습니다. 지금 현재 특히 낙동강 같은 경우는 가장 많은 준설을 했거든요. 가장 많은 보를 세웠고 준설을 가장 많이 했습니다.

◇김효영> 많이 파냈다는 말씀이시죠.

◆박재현> 많이 파낸 거죠. 4대강 전체 준설량이 약 한 5억 입방, 5억㎥ 정도 되는데 그 중에서 80% 정도는 낙동강에서 퍼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김효영> 그렇군요.

◆박재현> 그래서 낙동강은 한강이나 금강이나 영산강에 비해서 훨씬 수심도 깊고, 수량이 많다보니까 정체수역이 엄청나게 많아졌고 유속도 많이 길어졌고요. 그래서 수질이 다른 곳에 비해서 상당히 많이 안 좋아질 수밖에 없는 그런 환경을 가지고 있었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김효영> 그렇군요. 최근에 금강이나 영산강의 수문을 여니까 수질과 생태계가 많이 회복이 되는 조사결과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낙동강은 농업용수 부족하다는 이유로 여전히 수문을 제대로 열지 않고 있습니다.

◆박재현> 수문을 열지 못하게 만들어놓은 것이죠. 무슨 말씀이냐면 많은 분들이 가두어놓은 물을 왜 자꾸 버리냐고 말씀을 하시거든요. 근데 농업용수로 사용을 하려면 가두어놓은 물을 쓰려면 비워야 되는 것 아닙니까? 모아두었다가 사용을 해야 되는데 사용할 수 없게 만들어놓은 게 지난 정부가 했던 일들이었거든요.

◇김효영> 사용을 못하게 만들었다?

◆박재현> 무슨 얘기냐면요. 하천에다 물을 모아놓으면 양수기를 가지고 퍼서 써야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양수기를 퍼서 사용을 하려면 양수기가 작동할 수 있는 높이, 수위가 확보가 되어야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물을 조금만 내리면, 함안보 같은 경우는 20cm만 내리면 벌써 창녕에 있는 정수장은 가동이 안 되는 상태가 되는 것이죠. 그러면 그렇게 많이 찰랑찰랑 가두어져있는 물이라도 쓸 수 없는 물을 만들어놓은 것이죠.

그런 상황에서 지금 왜 수문을 열지 못하냐라고 얘기하는 것은 굉장히 안 맞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 안 맞는 상황을 이전 정권에서 이미 만들어놓은 상황이었다는 것이죠. 그것을 지금 다시 뒤집어서 가동되어질 수 있게끔 수위를 낮출 수도 있게끔 하기에는 상당히 많은 돈과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금강이나 영산강 같은 경우는 그 제약 조건이 상당히 약한 것이죠. 수문을 열더라도 큰 문제가 없는 것이죠. 낙동강에 비해서는 매우 경미한 수준의 문제만 발생할 뿐이다라는 것이죠.

그런데 낙동강은 아까 제가 말씀드렸듯이 굉장히 많은 준설, 많은 보들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수위를 조금만 낮추더라도 기존의 농업용 양수장을 가동하지 못하는 상태로 만들어놨기 때문에 열지 못하게 만들어놓은 것이죠. 어떻게 보면 수문을 열지 못하게끔 자물쇠를 달아 놨다, 이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김효영> 그렇군요. 과거 정부에서 의도 했다고 보십니까?

◆박재현> 저는 의도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왜냐면 MB정부 때에 국토부에서 보 수위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끔 한다라고 언급을 해놓았습니다. 또 그 부분에 대해서 박근혜 정부 때에 감사원 감사의 결과에도 그 부분이 제대로 안된다고 보완조치를 취하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대한 보완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그 얘기는 의도적으로 안했다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 굳이 이거 할 필요가 있겠냐. 또는 위에서 청와대에서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지 않았기 때문에 굳이 돈 들여가면서 거기까지, 또 그것으로부터 또 얻을 수 있는 편익도 있으니까. 그것을 가지고 그냥 지내자. 소나기만 잠깐 피하면 되지 뭐, 이것을 그냥 계속 항구적인 이런 시스템을 만들어놓을 필요가 있겠냐. 그런 시나리오로 오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김효영> 그렇다면 기가 막히는 군요. 일단 알겠습니다. 어쨋든 낙동강 물이 지금 6급수까지 떨어졌다라고 하는 판에, 농업용수, 물론 중요합니다만 농업용수에 발목이 잡혀서 낙동강 자체를 이대로 둘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박재현> 그렇습니다. 실제로 가장 중요한 것은 낙동강 같은 경우에는 1300만 낙동강 유역민 중에서 약 1,000만에 해당하는 분들이 낙동강 표류수를 이용을 하거든요.

◇김효영> 그 물을 정수한 물이 수돗물이 되는 겁니다.


◆박재현> 그렇습니다. 1,000만 유역민들이 이렇게 오염된 물을 먹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수하면 깨끗하지 않냐? 그냥 먹어라고 얘기하는 데요. 그러면 정부에서 먹는 물의 원수기준을 왜 정해놨겠냐는 것이죠. 먹는 물의 원수 기준을 1급수, 2급수, 3급수에서 지금 바뀌어가지고 좋음, 아주 좋음, 보통, 나쁨. 뭐 이렇게 쭉 있는데 그것을 왜 정했겠냐 이거죠. 좋은 물이 좋은 수돗물로 바뀐다는 것. 좋은 원수가 좋은 물로.

◇김효영> 원수가 좋아야 수돗물도 좋다는 것. 당연합니다.

◆박재현> 예. 그것을 인정하기 때문에 기준을 그렇게 만들어놨을 텐데, 이 원수가 지금 거의 6급수에 가까운 물인데도 '정수하면 깨끗하니까 드셔라'고 하면 원수 관리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그 말이 맞다면.

◇김효영> 어떤 분은 '똥물'을 예로 들던데, 똥물도 정화하면 먹을 수 있죠?

◆박재현> 네, 그렇습니다.

◇김효영>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똥물을 먹을 순 없지 않습니까.

◆박재현> 그렇습니다.

◇김효영> 어떻게 해야 될까요? 물관리 정책이 환경부로 일원화가 되면서, 낙동강 보 수문도 활짝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요?

◆박재현> 물관리 체계가 일원화되어져서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물관리 일원화되기 이전에 만들어놓았던 그 규정대로 그냥 그대로 운영이 되고 있었던 것이거든요. 전체적인 계획을 짜기에는 시간이 매우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냥 늘어질 것이 아니라 제 생각은 이번 기회에 이러한 문제점들을 알았으니 이제는 정말 치밀한 계획들을 세워야 될 때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김효영> 하지만 먹는 물의 문제 아닙니까? 아직도 속도와 방향을 논의하고 있는 단계라고 하니까 답답할 수밖에요. 국민들은.

◆박재현> 그렇습니다. 저는 이런 얘기를 합니다. 만약에 낙동강의 이 녹조문제가 팔당댐에 발생했으면.

◇김효영> 수도권이 먹는 문제라면?

◆박재현> 네. 수도권이 먹는 물이었다면 정권이 바뀌었을 것이라고 저는 그렇게 얘기를 합니다. 정권이 바뀔 정도의 엄청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이게 수도권이 아니기 때문에 이게 아웃사이드로 계속 나가는 것 아니냐. 이런 안타까운 마음이 있는 것이죠. 저는 그런 생각입니다. 우리나라 국민 1000만이 먹는 물인데, 안타깝습니다.

◇김효영> 다들 정수기 물을 드셔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은.

◆박재현> 제가 물을 전공하는 입장에서 정수기 물 마신다는 게 우습지 않습니까? 굉장히 저는 그게 역설적인 표현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만큼 불신하고 있다. 전문가인 나도 불신하고 있다는 의미로 얘기를 드리는 거고 그만큼 또 물 문제, 먹는 물의 문제가 중요한데 왜 그렇게 빨리 움직이지 않느냐에 대한 저 나름대로 저항의 표현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김효영> 알겠습니다. 현 단계에서 뭘 해야 합니까?

◆박재현> 지금 가장 빠른 것은 수위를 내려야 되는 것입니다. 4대강을 찬성했던 몇 분들도 아직도 유속의 문제가 아니라고 자꾸 이야기를 하시는데 유속이 빨라지면 지금과 같은 이런 녹조 상황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날마다 낙동강은 최고기록을 경신하고 있거든요. 올해 들어서 70만 마리가 넘었거든요. 1ml당 70만 마리라고 하면 청취자 여러분들이 잘 이해를 못하시는데, 우리 엄지손톱 있죠? 엄지손톱정도가 1㎜입니다. 거기에 조류가 70만 마리가 들어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엄청난 겁니다. 자연재해가 아닌 우리가 만든 것이예요.

◇김효영> 보로 물을 가둬놨으니까 생긴 재난이다?

◆박재현> 네. 재난인거죠. 이거는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재난에 해당되는 것이다. 인재에 해당되는 거죠? 그 정도의 상황입니다.

◇김효영> 낙동강 원수를 마시는 주민들 입장에선 답답합니다. 해야될 이야기가 너무 많지만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이 문제는 계속 다루겠고, 또 조언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박재현> 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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