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명 사상자 낸 '세일전자 화재' 샌드위치 패널이 화근

소방·경찰·국과수 오늘 합동 현장 감식…"스프링클러 작동 안했다" 증언도
인천경찰청, 논현경찰서에 수사본부 꾸리고 과실 여부 조사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15명의 사상자를 낸 인천 남동공단 세일전자 화재와 관련해 경찰과 소방당국이 본격적인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불이 난 공장 건물이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져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부가 스티로폼으로 채워져 있는 샌드위치 패널은 불이 붙으면 순식간에 퍼져 화재에 속수무책이다.

인천소방본부는 22일 오전 10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이 참여한 가운데 인천 세일전자 화재 합동 현장 감식을 벌인다고 밝혔다.


현장 감식은 최초 발화지점으로 지목된 4층 천장 주변을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화재 현장에서 대피한 공장 근로자들은 "4층 천장에서 불이 시작돼 불길과 연기가 순식간에 건물 내부로 번졌다"고 진술했다.

또 스프링클러가 작동 안했다거나 화재 경보음을 듣지 못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에 따라 관계 기관은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나 화재 경보 장치 등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여부도 확인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경찰은 논현경찰서에 사고 수사본부를 꾸리고 업체 측의 과실 여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본부는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과학수사계·인천 논현서 형사팀 등 30여 명으로 구성됐다.

경찰은 이날 세일전자 관계자들을 소환해 소방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21일 오후 3시 43분쯤 인천 남동구 논현동 세일전자 공장 4층에서 불이 나 9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화재 당시 불이 난 4층에는 23명이 일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됏다.

전체 사망자 중 7명은 맨 처음 불이 난 4층 전산실과 식당에서 발견됐다. 나머지 2명도 미처 대피하지 못해 4층 건물에서 뛰어내렸다가 병원 치료 도중 숨졌다.

(사진=인천소방본부 제공)
이런 가운데 건물의 구조적인 특성도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불이 난 공장 건물은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데다 내부에는 각종 화학물질이 저장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샌드위치 패널 철판 사이의 스티로폼은 불이 붙으면 급속도로 연소하고 대량의 유독가스를 내뿜어 화재에 취약하지만 가격이 저렴해 건축물 자재로 많이 쓰인다.

1989년 설립된 세일전자는 인쇄회로기판(PCB)를 제조하는 업체로, 350여명의 종업원을 둔 매출 1천억원대 중소기업이다. 2016년에 자금난으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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