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의 눈물 닦은 류한수 "올림픽 금메달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한국 레슬링의 간판 류한수, 그레코로만형 67kg급 금메달
아시안게임 2연패 달성 "올림픽을 향해 죽기 살기로 하겠다"

21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그레코로만형 67kg 결승전에서 류한수가 금메달을 확정한 뒤 태극기를 들고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류한수(30·삼성생명)는 2년 전 브라질 리우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66kg급에서 동메달을 따고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9년 가까이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현우의 훈련 파트너로 음지에서 머물다가 올림픽 진출 기회를 잡았지만 절실한 목표였던 금메달을 차지했기 못했기 때문이다.

넘어져도 오뚝이처럼 일어나기를 반복한 류한수에게 포기는 없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우뚝 섰고 2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그레코로만형 67kg급 결승에서 알마트 케비스파예프(카자흐스탄)을 5대4로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류한수는 4년 전 인천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했다. 충분히 대단한 업적이다. 하지만 류한수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좋지만 이게 올림픽 금메달이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류한수에게는 오로지 올림픽 생각 뿐이었다. 오랫동안 준비한 아시안게임을 금빛 메치기로 장식한 날 "정말로 산에 들어가서 도인이 도를 닦듯이 온갖 집중을 다해서 꼭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칼을 갈겠다"며 시선을 벌써 2020년 도쿄올림픽을 향해 돌렸다.

다음은 류한수와의 일문일답.

▲우승 소감은?

=2연패를 해서 너무 좋다. 첫 번째 우승할 때는 꼭 이겨야 한다는 마음가짐이었다면 이번에 우승할 때는 지지 말아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들어가서 많은 실수가 없었던 것 같다.

▲금메달을 목에 거니까 감회가 어떤가?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좋지만 이게 올림픽 금메달이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게 시작이라 생각하고 올림픽까지 죽기 살기로 하겠다.

▲파테르가 부활하면서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솔직히 몸이 뻣뻣하고 좀 짧아서 파테르를 잘 못한다. 난 못하는 거 신경 안쓰고 잘하는 걸 더 강하게 해서 못하는 걸 최대한 안 보이게 만드는 스타일이다. 스탠드가 자신있기 때문에 더 몰아붙였다.


▲올림픽 이후 그라운드 방어에 신경 썼다고 했는데

=아직 잘 안되고 있다. 2020년까지 진짜 몸으로 느끼면서 더 생각하고 더 발전해서 올림픽 때 금메달을 따도록 하겠다.

▲한국 레슬링의 자존심이라는 부담은 없었나

=없었다. 경기 때까지 혼자 있고 고독하게 있으면서 마인드컨트롤을 하기 때문에 부담은 없다. 절대 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만 한다.

▲2년 전 리우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달랠 수 있었나

=운동선수에게는 올림픽 금메달이 최고다. 아시안게임 우승도 좋지만 최종 꿈은 올림픽 금메달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발판삼아 더 높게 뛰어오르도록 하겠다

▲올림픽까지 어떤 각오로?

=이번에는 정말로 산에 들어가서 도인이 도를 닦듯이 온갖 집중을 다해서 꼭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칼을 갈겠다.

▲아픈 곳은 어땠나

=힘들었다. 수슬한 팔꿈치 말고 반대 팔꿈치에 관절염이 왔다. (웃음) 근데 다른 선수들도 다 아플 것이다. 다들 내색을 안할 뿐이다. 팔이 아프면 다리로 더 빨리 움직이면 되니까 긍정적인 생각으로 하다 보니까 좋은 결과가 있었다.

▲김현우가 내일 경기를 한다

=지금도 방 같이 쓰고 있다. 마사지도 해주고 물도 가져다주고 마음 하나 정신 하나까지 더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착 달라붙어 비서가 되도록 하겠다. 서로 의지하는 부분이 많다. 난 기술적인 부분을 의지하고 (김)현우는 멘탈과 점수 안 빼앗기는 법을 내게 의지한다. 내일 금메달 따도록 잘 보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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