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환성 PD 유족이 EBS 앞에서 1인 시위한 까닭

"방송 불공정 관행 더 널리 알리기 위해"

故 박환성 PD의 동생인 박경준 씨가 20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EBS 디지털통합사옥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독립PD협회 제공)
20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 위치한 EBS 디지털통합사옥에서 제15회 EBS 국제다큐영화제(EBS International Documentary Festival, 이하 EIDF 2018) 개막식이 열렸다. 영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이날, 박경준 씨는 EBS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1인 시위에 나섰다.

박경준 씨는 지난해 7월 EBS '다큐프라임-야수의 방주' 촬영을 위해 남아공으로 떠났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한 故 박환성 PD의 동생이다. 고인은 남아공에 가기 전, EBS가 자신이 탄 정부 지원금을 간접비 명목으로 40% 환수하라고 했다고 폭로해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EBS는 고인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면서도, 정부 지원금 환수 요구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올해 초 언론개혁시민연대-한국독립PD협회와 한 3자 협의 과정에서 나온 철저한 진상조사 및 공식 사과도 거부했다.


박경준 씨는 21일 CBS노컷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작년 사건이 마무리되지 않은 채로 시간이 흐르고 있다. EBS는 그 사건에 관한 입장이나 태도가 지금 없는 상태다. 그 부분을 해결하라고 촉구하고 싶고, 대내외적으로도 알리고 싶어서 영화제에 맞춰 기습 시위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경준 씨는 현재 EBS 직원 2명을 상대로 소송을 하고 있다. 정부 지원금을 환수하라고 요구함으로써 업무를 방해했고, 사실과 다른 해명을 함으로써 고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다.

박경준 씨는 "어제 일산 동부경찰서에 직접 전화 문의를 했다. 조사관이 말하기를 두 사람(피고소인)에 대한 경찰 조사는 다 마쳤다고 한다. 자료를 이번 주 안에 검찰에 이관한다고 전해 왔다"고 밝혔다.

1인 시위는 당분간 계속될 예정이다. 박경준 씨는 앞으로도 마음이 맞는 한국독립PD협회 회원들과 함께 영화제 기간(26일 폐막) 1인 시위를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더 많은 사람에게 방송가의 불공정 관행을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환성 PD가 정부 지원금을 간접비 명목으로 환수하는 방송가 관행을 직접 고발했잖아요. 그 불합리성을 세상에 알렸는데, (EBS는) 그 자체를 현재 부정하고 있습니다. 자기들은 그렇게 한 적이 없다고요. 이 부분을 정확하게 진상 규명하고 싶습니다. 더 많은 분에게 알리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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