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산가족상봉을 왜 특보로만 전했나

"남북, 중계차 설치하지 않기로 합의"
생중계 대신 3차례 10~20분 편집방송
KTV, 6시간 10분 중계방송… 대조적

20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에서 남측 이금섬(92) 할머니가 아들 리상철(71) 씨를 만나 기뻐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공영방송은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보도를 해야 하고, 방송편성도 공공의 목적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생중계해주십시오!"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열린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KBS에 이산가족행사 생중계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KBS가 이번 행사를 중계하지 않았기 때문에 올라온 글이다.

KBS는 이산가족 상봉행사 첫날인 지난 20일, 오전 8시 25분~8시 45분, 오후 5시 10분~5시 30분, 8시 40분~8시 50분 세 차례에 걸쳐 이산가족 상봉 관련 소식을 짧은 뉴스특보 형태로 내보내는데 그쳤다.

모두 합해 50분 정도다.

시청자들은 이산가족상봉행사가 국가의 중대행사임에도 불구하고 공영방송인 KBS가 생중계 편성을 하지 않아 청와대 청원 게시판 뿐 아니라 여러 곳에 불만을 제기했다.

트위터, KBS 시청자 게시판 등에도 "KBS, 시청자로부터 수신료를 받으면서 이런 국가적인 이벤트도 방송을 안 하는 것이 공영방송이 맞느냐", "이산가족 상봉이 몇 년 만인데 왜 공영방송이 중계를 안 하나 모르겠다"는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그러자 KBS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KBS는 "남북이 중계차를 설치하지 않기로 합의한 상태였기 때문에 애초에 실시간 중계는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면서 "KBS는 오는 26일까지 상봉단 관련 화면이 들어오는 대로 뉴스 특보로 방송할 예정이다"라며 시청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한국정책방송 KTV는 이날 상봉행사를 대대적으로 방송했다.

KBS와 같은 이유로 생방송은 아니었지만, 1시간 가량 지연된 채로 중계를 했다.

오전에는 8시 20분~11시 30분, 오후 4시~7시 두차례 모두 6시간 10분에 걸친 방송이었다.

KTV는 이산가족 상봉이 현 정부의 정책이라 이번 행사를 전체적으로 조명하기 위해 중계 방송을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덕분인지 이날 이산가족상봉 중계방송 이후에 편성된 종합뉴스의 시청률이 평소보다 7~80% 가까이 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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