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 이산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외금강 호텔 객실에서 3시간 정도 진행된 오붓한 만남에서 남북 이산가족들은 서로 준비해온 선물을 주고받고, 도시락을 함께 먹으며 누구의 눈치도 보지않고 단란한 한때를 보냈다.
여동생(리용희·84)을 만난 이은임(87) 할머니는 "옷가지와 화장품을 선물했다"며 "(동생은)인삼 같은 것을 준비해왔더라. 도시락도 같이 먹었다"고 말했다.
이영부(76) 할아버지는 북측의 조카들로부터 백두산 들쭉술과 평양술, 대평곡주를 받았다고 자랑했다.
이 할아버지는 개별상봉을 오래한 소감을 묻자 "아무래도 자유롭고 훨씬 낫다"고 말했고, 개별 중식을 같이 한 것에 대해서도 "얼마나 맛있어. 기분좋고"라며 만족해했다.
역시 조카들을 만난 임현재(70) 할아버지는 선물로 받은 식탁보를 취재진에게 펼쳐보이며 "선물 받으니 기쁘다. 남한에 가서 식탁에 깔겠다"고 자랑했다.
객실 중식이 끝나기 10분 전에 호텔에는 "상봉마치기 10분 전입니다"는 안내 방송이 흘러 나왔다. 북측 일부 가족은 방송이 나온 직후인 낮 12시 55분부터 퇴실을 시작했다.
남측 가족들은 객실 문 앞에 나와 "이따 (단체상봉때) 봅시다"며 배웅했다.
일부 남측 가족들은 호텔 정문까지 따라 나와 버스에 오르는 북측 가족을 배웅했는데, 대한적십자사 관계자가 "여기까지입니다. 나중에 또 뵈니 거기서 만나요"라며 제지하자 아쉽게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각 객실 앞에는 똑같은 모양의 검은색 큰 가방이 놓여 있었는데, 남측 가족이 준비한 선물이 들어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남측 가족이 건넨 선물은 북측 당국이 수거해서 나중에 개별적으로 전달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