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돼 진짜! 쓰러질 것 같아 혈압 때문에"
국제대회에서 할 말은 하는 사나이, 허재 남자농구 대표팀 감독의 말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회 운영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다. 남자농구 대표팀은 14일과 16일 조별리그 경기를 치렀다. 다음 경기는 22일로 예정돼 있다. 무려 5일을 쉰다. 한 농구 관계자는 "국제대회에서 이렇게 오래 쉬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남자농구 대표팀은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가 걱정이다. 허재 감독의 걱정거리는 또 있다.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조던 클락슨이 합류한 필리핀 남자농구 대표팀 때문이다. 클락슨은 NBA 사무국의 허락으로 대회 개막 3일 전 합류가 확정됐다.
허재 감독은 "처음에는 필리핀 팀 자체가 불참한다고 했다가, 지금은 또 NBA 선수가 온다고 하고, 혈압 오른다"며 허탈한듯 웃었다.
아시안게임은 45억명 아시아인 최대의 스포츠 축제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관대하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정식 종목이 된 3대3 농구 종목은 경기 일정 시작을 하루 앞둔 20일 조 편성과 일정이 싹 바뀌었다.
정한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당초 대만, 몽골, 키르기즈스탄, 방글라데시와 함께 B조를 이뤘다. 그런데 방글라데시가 빠지고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이 들어왔다. 조직위원회가 네팔의 뒤늦은 참가 신청을 받아주면서 이같은 촌극이 벌어졌다.
펜싱 여자 플뢰레 예선전이 진행된 20일 오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는 경기 도중 조명 시설이 갑자기 꺼지는 황당한 사태가 벌어졌다. 전광판을 제외한 모든 전기 시설이 작동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한동안 경기가 중단됐다.
지난 19일 태권도 품새 종목에서는 집중력을 유지하다가 음악에 맞춰 무예를 선보여야 하는 자유 품새에서 음악이 시작됐다가 갑자기 꺼지는 사태가 반복돼 팬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19일 수영 남자 배영 100m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딴 이주호는 메달 시상식 때 거꾸로 달린 태극기를 바라봐야 했다.
경기를 준비하는 각 대표팀 훈련 일정도 그때그때 달라진다. 대한체육회는 "대표팀들의 훈련 일정에 현재 변동 사항이 너무 많아 메인프레스센터 내 종목별 게시판을 참조하는 게 가장 빠르다"고 밝혔을 정도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미리 정해놓은 개인전과 단체전의 순서 등 각 세부 종목의 경기 일정도 진행 상황에 따라 바뀌는 경우는 다반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