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묵으며 건강검진과 방북교육을 받은 이산가족들은 이른 시간인 오전 6시 30분부터 아침 식사를 시작했다.
일찍 식사를 마친 가족들은 7시부터 옷을 차려입고 리조트 1층 로비에 앉아 초조한 표정으로 버스를 기다렸다.
북측의 조카 2명을 만나는 이시득(96)씨는 "어제 잘 잤다"며 "아직 기분이 어떤지 실감이 안난다"며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역시 조카를 만나는 이관주(93) 할아버지는 "내래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이번에 우리 조카 만나면 이제 죽을날만 받아놓은거지 이번에 만나면 내가 죽을때까지 못보는 것"이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미 대부분의 짐은 화물차에 실어서 미리 금강산 상봉장으로 보냈지만, 다양한 선물 보따리를 들고 있는 가족들이 눈에 띠었다.
각종 의약품을 비롯해 여름옷, 겨울옷, 신발, 치약, 칫솔 등 생필품으로 가방이 가득 차 있었다.
고령인 이산가족들은 동행한 가족들의 부축을 받거나 휠체어를 탄 채 버스에 올라탔다.
다행히 간밤에 건강에 문제가 생긴 이들은 없었다고 대한적십자사 자원봉사자가 전했다.
이산가족 상봉단 대부분이 80~90대 고령인 만큼 정부는 응급의료진을 상시 배치해 건강을 챙길 방침이다.
이들을 배웅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마음이 다들 급하신 거 같다. 워낙 급하신 마음에 어서 출발하시고 싶은 마음에 버스도 빨리 타고 싶으실 것"이라며 "건강히 다녀오시란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버스는 오전 9시 30분쯤 강원 고성군에 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했다. 이산가족들은 여기서 출입심사를 받은 뒤, 오후 12시 30분쯤 금강산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오후 3시부터 단체상봉을 통해 68년여만에 꿈에 그리던 가족들의 얼굴을 보게 된다.
그렇게 2박 3일동안 모두 11시간에 걸쳐 단체상봉과 개별상봉 등 6번의 만남을 가진 뒤, 22일 1차 상봉단은 다시 남측으로 돌아오게 된다.
또 오는 24일 부터는 북측 이산가족 83명이 금강산에서 남측 가족을 만나는 2차 상봉이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