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예산 증가 빼고 구체적 대안 없었던 당정청 긴급회동

내년 22조5천억원 규모 일자리 예산 예고
문재인 정부 취임 이후 첫 주말 당정청 긴급회동…위기감 반영
김동연 부총리 "그간 추진한 경제정책 필요할 경우 수정"
김태년 정책위의장 "내년 초 효과 체감할 것" 확대해석 경계
소상공인 페이 등 자영업 활력화 방안 금주 중 발표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고용상황 관련 긴급 당·정·청 회의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 김동연 경제부총리,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최근의 고용지표 악화와 관련해 19일 긴급 회의를 주재해 논의한 것은 일자리 확충을 위한 재정확대와 일자리·투자를 제약하는 핵심규제 해소 등으로 요약된다.

특히 당정청 모두 최근의 고용위기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책임을 통감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하지만 일자리 확충을 위한 재정전략 외에는 그간 논의된 것과 별반 다른 내용이 없다는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먼저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재정확대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당정청은 최근 고용부진이 매우 엄중하고 심각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고용상황이 개선 추세로 전환될 수 있도록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해 총력대응하기로 했다"며 "우선 올해 일자리 사업 및 추경사업 집행을 강화하고 4조원 규모의 패키지를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2019년 일자리 예산을 전년 대비 올해 증가율(12.6%)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 내년도 재정 기조를 확장적으로 운용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올해 일자리 증가율 이상의 예산이 배정되면 내년 일자리 예산은 약 22조 5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당정청이 통계청발 7월 고용동향 지표가 나온 지 이틀만에 머리를 맞대고 내년도 일자리 예산 증가 규모를 서둘러 발표하면서 대응에 나선 것은 현재 고용 상황이 경기·인구적 요인 외에도 산업·정책적 요인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현재 조선업과 자동차 등 국내 대표적인 제조업 분야의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지만, 당장 내년부터 신규 고용창출을 담보할 수 없다는 데도 당정청의 고민은 깊다.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고용상황 관련 긴급 당·정·청 회의에 참석한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청와대는 올해 폭염 등 계절적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7월 취업자수 증가폭이 전년 대비 5000명에 그친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당정청 주말 긴급회의가 소집된 것에서도 위기감이 감지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7월 고용동향이 이처럼 나쁘게 나올 지는 예측하지 못했다"며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그 원인을 찬찬히 따져서 중장기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긴급회의 초반 "그동안 추진했던 경제 정책에 있어서 효과를 되짚어보고, 관계부처 장관과 협의해 개선하거나 수정할 필요가 있다면 하겠다"고 말한 대목이 주목된다.

김 부총리는 "노동시장에서 일자리를 하나라도 더 만들도록 재정 확대와 규제혁신, 노동시장 변화 등 시장역동성 살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앞서 올해 초 김 부총리는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소득주도 성장으로 구매여력을 만들어 경제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에 대해 일부 '속도 조절론'을 주장했던 적이 있어, 이날 발언이 최저임금 인상 속도 완화와 업종별·지역별 차등 적용 필요성을 에둘러 표현한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긴급회의 직후 "오늘은 큰 틀에서 고용지표 악화 원인을 진단하고 당정청이 현 상황에 대해 함께 책임의식을 갖고 절박한 마음으로 총력 대응하자고 다짐하는 자리였다"며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이 1년여 만에 크게 효과가 난다면 경제정책을 운용하지 못할 정부가 어디 있겠나? 아마 내년 초 정도 가면 국민이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이날 당정청 긴급회동에서는 일자리 예산 확대 방침 말고도 기존 주력 산업의 경쟁력 강화 등 업종별·분야별 일자리 대책과 전체 취업자의 약 25%를 차지하는 자영업자에 대한 정부 정책 제고 방안도 논의됐다.

미래차를 포함한 자동차 산업과 에너지, 바이오·헬스 등 신산업 일자리 창출 지원방안을 점검하고, 도소매·숙박음식 등 생활밀착 서비스 생산성 제고 방안과 안전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계획도 마련하기로 했다.

또 민간의 일자리 창출력 제고를 위해 정부가 그간 추진 중인 규제개선과 미래성장동력 투자 등 혁신성장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이와 함께 재래시장은 물론 일반 자영업자들의 상권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보증하는 소상공인페이 정착 등 자영업자 대책도 이번 주 중 내놓을 방침이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