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회식은 개최국 인도네시아의 아름다운 자연과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의 도시 자카르타의 위상을 아시아 전역에 알린 한편의 뮤지컬과도 같았다.
45억명 아시아인의 스포츠 축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회식의 주요 장면들을 정리했다.
○…오토바이 타고 입장한 인도네시아 대통령
자카르타는 교통 체증이 심하기로 유명하다. 꽉 막힌 도로의 자동차 사이로 유유히 빠져나가는 오토바이를 수도 없이 많이 볼 수 있다. 오토바이는 자카르타의 대표적인 교통 수단이다. 택시의 역할을 하는 수송용 오토바이 수도 많다.
개회식이 시작되고 전광판에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영상이 나타났다. 경호를 받고 이동하던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차에서 내려 오토바이로 갈아타고 화려한 운전 기술을 뽐내며 도심을 질주, 개회식장에 도착하는 내용이다.
영상이 끝난 순간 스타디움 트랙에 양복을 차려입고 헬멧을 쓴 신사가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했다. 4만명의 관중들은 대통령의 애칭인 '조코위'를 연호하며 흥분했다.
오토바이가 스타디움 내부로 사라진 뒤 영상이 재개됐다. 그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헬멧을 벗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었다. 그가 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 영상이 끝났고 동시에 스타디움 귀빈석 문을 열고 등장하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모습이 스타디움을 뜨겁게 달궜다.
절묘한 영상 편집이 돋보인 퍼포먼스였다. 실제로 헬멧을 쓰고 오토바이를 탄 인물을 대통령의 대역일 가능성이 높다.
재선을 노리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자카르타의 상징을 잘 보여줌과 동시에 친서민적인 퍼포먼스를 펼쳐 인도네시아 국민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아시아의 눈길을 사로잡은 사만 춤
개회식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뒤 무대 중앙에서 수많은 댄서들이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인도네시아의 전통 춤이자 유네스코의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사만 춤(Saman dance)이었다. 자카르타 내 18개의 고등학교에서 모인 2200명의 학생들이 무릎을 꿇고 앉아 직사각형 형태를 구성해 손과 허리 등을 이용해 흥이 넘치는 무대를 선보였다.
사만 춤을 춘 댄서들은 여러 색깔의 옷을 겹쳐 입고 상황에 맞게 다양한 그림을 연출하며 화려함을 극대화시켰다. 마지막 순간 형상화 된 그림은 빨간색과 하얀색이 조화를 이루는 인도네시아의 국기였다.
○…성화 최종주자는 방수현의 라이벌 수산티
국제 스포츠 종합대회 개회식의 하일라이트는 성화 점화다. 인도네시아의 아름다운 자연을 형상화 한 화산 정상의 성화대에 불을 붙인 인물은 바로 인도네시아의 올림픽 영웅 수지 수산티였다.
수산티는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여자 배드민턴 단식 결승에서 한국의 방수현을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한 인도네시아의 간판 스타다. 배드민턴은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스포츠다.
○…몽골 기수 등장에 '빵' 터진 자카르타
선수단 입장 행사에서 4만명의 관중을 깜짝 놀라게 한 '신스틸러'가 있었다. 바로 몽골의 기수였다. 상의를 탈의하고 한 손으로 국기를 든 당당한 자태에 엄청난 함성이 쏟아졌다.
몽골의 기수는 레슬링 선수인 졸부 낫삭수렌으로 그는 몽골 전통 씨름 복장을 하고 스타디움에 등장했다.
필리핀은 아시안게임 개막을 이틀 앞두고 전격적으로 남자농구 대표팀 합류가 결정된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조던 클락슨에게 국기를 맡겼다. 필리핀에서의 농구 인기 그리고 클락슨의 위상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아시안게임 종합 1위를 노리는 중국의 기수는 2016 리우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금메달리스트 자오솨이가 맡았다. 일본에서는 대회 5연패를 노리는 소프트볼 대표팀의 투수 우에노 유키코가 기수로 나섰다.
개최국 인도네시아는 수영의 간판 스타 이 그드 시만 수다르타와를 기수로 내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