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 등 350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만든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시민행동)'은 18일 오후 서울 역사박물관 앞에서 '제5차 성차별·성폭력 끝장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집회와 행진에 최대 2만명이 운집한 것으로 집계했다. 특정 단체에 소속되지 않은 일반 시민이 대거 몰리면서 예상됐던 인원을 훌쩍 넘겼다.
남성 참가자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대열 안쪽에서 '안희정 유죄', '사법부 유죄'라고 써진 손팻말을 들고 선 이들이 있는가 하면 주변만 계속 맴도는 남성도 적지 않았다.
회사원 한주석(54)씨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여성들은 비정규직, 임금격차 등 삶 자체에서 차별과 고통을 받고 있다"며 "그것을 깨는 과정에서 미투 운동이 나왔는데 이번 판결이 찬물을 끼얹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여성들과 같이 살고 있는데 남성도 함께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대학생인 제 딸도 곧 사회에 진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신대 신학대학원에서 페미니즘 소모임 활동 중이라는 권민수(28)씨는 "남성들이 그동안 기득권으로서 벌여온 죄악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죄송스럽고 조심스러운 마음이지만 역사를 바꾸는 일에 연대하기 위해 나왔다"고 했다.
해당 집회에는 불법촬영 범죄에 대한 경찰 수사를 비판하는 여성들이 특정 단체와 관계없이 나왔었다. 다만 주최 측이 트랜스젠더 등 성 소수자를 포함한 이른바 '생물학적 남성'을 원천 차단했다.
시민행동 집회는 성별 제한을 두지 않았다. 집회에 나온 대학 강사 최원(51)씨는 "여성만의 집회를 강조할 때는 참여가 힘들었지만 오늘 집회는 그렇지 않아서 나올 수 있었다"면서 "많은 여성들이 권리를 주장하고 싸울 때 남자들도 지지를 보내고 동참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불편한 용기 측도 추가 집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