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 등 350개 시민사회단체 연합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역사박물관 앞에서 '성폭력·성차별 끝장집회'를 열었다.
오후 6시 30분 현재 주최 측 추산 2만명이 모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정 단체에 소속되지 않은 일반 시민들이 대거 몰리면서 예상됐던 인원을 훌쩍 넘어섰다.
참가자들은 주로 비서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법원이 지난 14일 1심 무죄선고를 내린 데 대해 항의하는 차원에서 나왔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30대 여성은 "집회 이런 것 한 번도 안 와봤었는데 상식적이지 않은 무죄 판결을 보고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며 "홍대 누드모델 불법촬영 사건 등에 비춰보면 판결이 공평하지 못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회사원 한주석(54)씨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여성들은 비정규직, 임금격차 등 삶 자체에서 차별과 고통을 받고 있다"며 "그것을 깨는 과정에서 미투 운동이 나왔는데 이번 판결이 찬물을 끼얹었다"고 했다.
피해자 김지은씨의 입장도 김씨 법률대리인 정혜선 변호사를 통해 전해졌다.
성명문에는 "안 전 지사 측에서 '원치 않는 성관계는 있었으나 성폭력은 아니다. 그때는 미안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하는데 뭐가 아니라는 것인가. 바로 잡을 때까지 이 악물고 살아내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 변호사가 격한 어조로 성명문을 읽자 참가자들은 박수와 환호로 격려했다.
한편 다음 카페 '불편한 용기' 측도 추가 집회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경찰이 성별에 따라 불공정 수사를 벌인다고 주장하는 대규모 집회를 앞서 4차례 열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