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대통령은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이팔성은 저한테 그런 이야기(인사 청탁)를 할 위인도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검찰이 지난 7일 공판에서 이 전 회장의 비망록을 공개한 뒤, 이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직접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앞서 검찰이 공개한 이 전 회장 비망록에 따르면, 그는 2008년 2월 23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 당선인 사무실에서 취임 전인 이 전 대통령을 만나 "대선 전 최선을 다해 자금 지원을 해드렸다. 금융위원회 총장, 산업은행 총재, 국회의원 공천까지 의향이 있다"고 인사청탁을 했다.
그러나 인사가 뜻대로 되지 않은 듯 같은해 3월 28일자에 "나는 그(이 전 대통령)에게 약 30억원을 지원했다. 옷값만 얼마냐"라며 "그 족속들이 모두 파렴치한 인간들이다"라고 적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은 "나를 궁지에 몰기 위해 그렇게 진술하지 않았나 싶다"며 "당시 취임식이라는 행사를 앞두고 취임사 내용을 한 줄 한 줄 보던 시기다. 그런 입장에서 이씨 같은 사람을 만난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도 "가장 중요한 것은 김희중이 이팔성으로부터 돈을 많이 받았다"며 "김희중은 인사에 관심을 가질 이유가 아무것도 없는데 유독 이팔성만 관심을 갖고 챙겼다"고 김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에게 책임을 떠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