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신 감독이 이끄는 남자 핸드볼 대표팀은 1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포키 찌부부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조별예선 B조 2차전에서 26-26으로 무승부를 거뒀다.
결과는 무승부지만 경기를 마친 감독과 선수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역대전적에서 일방적으로 앞선 상대인 데다 경기 내용도 사실상 패배나 다름없었다. 경기 막판 상대의 2분간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잡아 2골의 열세를 극적으로 만회한 덕에 B조 1위로 본선 8강에 갈 수 있었다.
조영신 감독은 “예상만큼 어려운 경기였다. 한일전은 전력을 떠나 그날의 컨디션이나 행운이 많이 좌우하는데 오늘 경기는 우리가 늘 이겼기 때문에 부담이 컸을 것”이라며 “일본이 오늘 경기를 대비해 준비한 많은 전술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 계획대로 조 1위로 8강에 갈 수 있게 됐다”고 일본전 무승부의 의미를 소개했다.
양 팀 최다 10득점을 넣은 김동철(도요타방직)은 ”오늘 경기를 위해 새벽 5시30분에 기상했다. 이틀 전부터 일찍 일어나는 연습을 했는데 나뿐 아니라 동료 모두가 힘들었을 것”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한국은 대부분 저녁 경기를 한다”는 김동철은 “오전 9시는 보통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다. (국제대회도) 빨라야 오전 10시, 11시에 경기를 하는데 오전 9시는 처음 경험한다”고 예상 못 한 일본전 고전의 이유를 설명했다.
남자 핸드볼 주장 정의경(두산)은 “항상 쉽게 이겼던 일본이라 방심해 많이 힘들었다. 정신적으로 준비가 덜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힘들어하고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 경기가 독약이 아니라 보약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정신력이 가장 큰 무기인데 이 경기를 통해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며 본선 8강에서의 분위기 전환을 다짐했다.